국내 연구진이 아토초 단위로 전자와 같은 작은 입자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아토초는 100경(京)분의 1초, 즉 10억 분의 1초를 다시 10억으로 나눈 찰나의 순간으로, 이번 연구 결과는 물질 정밀 조작과 분석을 통해 생명공학과 신소재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은 김동연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 겸 막스플랑크한국포스텍연구소 아토초과학기술연구소장이 라이 중국과학원 우한물리수학연구소 교수팀과 함께 단일 주기 펄스로 광전자 홀로그램 패턴을 추출하고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 5월호에 게재됐다.
생명공학에서 세포나 분자의 상호작용을 밝히거나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원자 단위에서 물질을 분석해야 한다. 크기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찰나의 순간에 벌어지는 물질 상호작용을 관찰하는 초고속 이미징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는 다주기 전자기장 기반의 초고속 이미징 기술이 널리 쓰이지만 ‘주기 간 간섭’이라는 현상 때문에 데이터 해석과 연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주기 간 간섭 현상이 없는 단일 주기 레이저 펄스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단일 주기 펄스는 만들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 기술적으로 어려웠는데 연구팀은 ‘캐리어 봉투 위상’이라는 상태 안정화 기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전자 홀로그램에서 나타나는 ‘거미 다리’와 ‘물고기 뼈’ 같은 기본 패턴을 더 명확하게 관찰하고 조작해냈다. 분자 구조를 분석하고 핵끼리의 거리와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여러 측정이 필요한 이전 방법보다 오히려 간단하지만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아토초 단위로 전자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며 “다른 기술과 결합해 화학과 생물학, 재료 과학 등 다양한 분야 연구에서 분자 역학을 연구하고 반응을 제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