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교제폭력·살인의 굴레'…평택 아파트 주차장서 여성에 '칼부림'한 남성 체포

매년 피의자 늘지만 구속은 2% 안팎
교제폭력 처벌법 번번이 폐기돼

이미지투데이

연인 관계에 있던 상대를 살해하는 등의 '교제 범죄'가 연령대를 막론하고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8시 30분께 평택시 안중읍 소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50대 A씨가 50대 여성의 얼굴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피해자는 과다 출혈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오랫동안 사귀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를 마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일에도 20대 B씨가 교제 관계에 있던 하남시 소재 20대 여성 C씨가 사는 아파트 인근 노상에서 그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C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B씨는 C씨에게 “잠깐 할 얘기가 있다”며 밖으로 불러낸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범행했다. 이들은 교제 관계였다가 최근 헤어졌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오후 강남구 한 오피스텔에서는 박학선(65)이 교제하던 60대 여성과 그의 30대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박씨는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의 가족이 교제를 반대하고 피해자도 이별을 통보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 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1만3939명에 달한다. 2020년과 비교해 55.7% 급증했다. 올해 1~4월 넉 달간 경찰에 신고된 교제 폭력 건수는 2만5900여 건이었는데, 이 중 경찰에 붙잡힌 가해자는 4400여 명이었다. 심지어 이 가운데 1.87%(82명)만이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범죄가 끊이지 않는 데에는 교제 폭력의 기준과 이에 따른 처벌·피해자 보호 등을 정하는 법체계 자체가 미비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행법상 교제 폭력에 대해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조항은 없다. 상당수의 교제 폭력 사건이 반의사불벌죄인 폭행·협박 범죄로 다뤄져 경미한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 측에서 연인 관계에 있는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교제 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은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돼 처벌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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