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로 이전한 뒤에는 중남부권 핵심 문화시설로서 세계 생활문화 유물을 본격적으로 수집해 세계문화박물관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국토 중남부권의 핵심 국립 문화시설이 되어, 지역민들의 문화 접근 기회 확대는 물론 지역문화 발전에 기반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31년 세종시 이전에 대한 로드맵을 밝히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2016년 세종 이전이 확정돼 그 준비 중인데 본격적인 이전 절차는 올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상위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5월 7일 그의 국립민속박물관 관장 선임을 발표하면서 “국립진주박물관 (관장으로서) 이전 건립 사업을 추진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을 이끌 적임자”라며 “국립민속박물관 세종 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와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는 데 힘써 주길 바란다”고 밝혔을 정도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1966년 10월 경복궁 수정전에 ‘한국민속관’으로 개관한 뒤 옛 현대미술관 건물, 옛 국립중앙박물관 청사 부지 등을 거쳤다. 민속박물관이라는 다소 난해한 주제에 대해 다루면서 다른 주요 국립박물관처럼 특별히 주목을 받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현재 경복궁 동북쪽 권역을 차지한 상태로 궁궐 훼손 비난도 받기도 했다.

이렇게 ‘경복궁 시대’를 접고 세종시로 이전할 국립민속박물관은 ‘세종 국립박물관단지’에 입주할 예정이다. 세종 국립박물관단지에는 이미 국립어린이박물관이 들어섰으며 2029년까지 국립도시건축박물관·국립디자인박물관·국립디지털문화유산센터·국립국가기록박물관이 단계적으로 개관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이전과 관련해 올해는 세종시 이전고시, 부지매입 계약, 건축 설계공모 추진 등이 예정돼 있다. 이어 2025~2026년 설계용역 추진, 2030년까지 착공 및 건축·전시공사, 2031년 세종 이전 개관 순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1981억 원, 연면적 2만 4088㎡, 부지는 5만 815㎡다.

서울에서 지방으로의 이전에 불만인 일부 관점에 대해 장 관장은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시설을 분산해 지방 발전을 견인한다는 대의에는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 이전 후 관람객 수의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박물관의 역할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한편, 세계 문화로 열린 창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