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푸틴, 며칠 안으로 북한 방문"

24년 만의 푸틴 방북 한미일 정부 최초 확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피단 장관은 브릭스(BRICS)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찾았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며칠 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이 푸틴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가장 먼저 푸틴의 북한 방문을 확인한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간) "얼마 뒤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전개되는 한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전략 대화도 있다"며 "우리가 이를 전부 고려하면서 철저하게 주변 주요 우방국들, 그리고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들이 북한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과 궤를 같이 할 수 있도록 순방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간접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방북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방국들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러시아와 북한 밀월에 대한 논의도 하고 있다”며 “푸틴의 북한 방문, 그리고 비슷한 시기 전개될 한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전략 대화 이런 것도 십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철저하게 우방국들, 전략적 파트너들과 북한 문제에 대해 (우리 입장과) 궤를 같이하도록 순방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NHK는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를 포함한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다음주 초반 북한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최근 평양 김일성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대형 구조물이 등장했다며, 푸틴을 위한 환영행사 준비 정황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러시아 신문 베도모스티는 지난 10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푸틴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2000년 7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지 24년 만의 일이다.


푸틴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회담에서는 북한 재래식 무기의 대러 수출과 러시아 핵잠수함·탄도미사일 기술의 대북 이전 문제가 더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국빈 방문한 나라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북한 문제에 대해 우리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2일 윤 대통령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양측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 내 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적었다. 또 “양측은 북한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중단하고, 관련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카자흐스탄 측은 “대한민국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했다”고 명기했다. 이어 “대한민국 측은 기존의 모든 비핵지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카자흐스탄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고 적었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이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은 굳건한 핵 비확산 기조를 확인했다”며 “북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자유, 평화, 통일 한반도와 담대한 구상을 카자흐스탄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은 소련으로부터 독립 후 보유하게 된 막대한 핵무기를 포기한 비핵화 선도국가로 평가받는다. 김 차장은 “오늘날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모범적 이끄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또 “균형외교, 다각화 외교를 추진해온 카자흐스탄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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