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정려원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12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인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6월 1주 차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 tvN 토일드라마 ‘졸업’(극본 박경화/연출 안판석)의 정려원이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서혜진(정려원)의 현실 공감 어록을 짚어봤다.
‘졸업’은 솔직하고 현실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이내믹한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현실 그 자체. 어디에나 있을 법한, 친숙하고 평범해서 더욱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졸업’의 인기를 견인한 포인트 중 하나다. 그 중심에서 이준호(위하준)가 일으킨 감정의 경로 이탈을 통해 잊고 지낸 설렘, 꿈, 초심을 일깨워 나가는 서혜진의 이야기는 깊은 공감을 안겼다. 특히 감정을 있는 그대로 녹여낸 현실 공감 어록은 솔직해서 더 깊숙이 와닿는다. ‘졸업’이 ‘인생작’이라고 밝힌 정려원은 14년 차 대치동 스타강사의 치열함, 교실을 벗어나면 늦되고 서툰 서혜진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현실적으로 풀어내 그 진가를 발휘했다.
◇ 터져 나온 진심 서혜진의 진심=서혜진은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치동 학원가에 뛰어든 인물이다. ‘대치동의 기적’ 이준호를 시작으로 14년간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쳤다. 눈앞에 당면한 인생의 과제를 해치우기 바빴던 서혜진은 남 부러울 것 없는 스타강사가 된 지금에서야 "난 톱니바퀴가 좀 어긋난 사람 아닌가?"라며 인생을 돌아봤다. “또래들은 우선순위랄까, 당면 과제 같은 게 좀 비슷하잖아. 근데 난 보통 사람들이랑 시곗바늘이 안 맞지 않나? 연애도 못 해보고 억울하다, 그 말이지”라며 공허한 속마음을 털어놓는 서혜진. 사랑 따위 필요 없다며 자신을 속여 온 서혜진의 진심은 공감을 자극했다. 특히 어두컴컴한 삶에서 자신을 버티게 했던 존재가 이준호였음을 자각한 그가 “준호를 안 좋아할 수가 있냐?”라고 애써 참아온 감정을 터뜨리는 눈물은 애틋함을 더했다. 현실을 직시하고서야 서혜진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이준호를 끌어안을 수 있었다. “다 보였지, 내 거짓말?”이라며 뒤늦게 고백을 전하는 서혜진의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라 공감을 더 했다.
◇ 솔직해서 더 애틋한 서툰 어른의 고백=오랜 짝사랑을 청산한 이준호가 첫 데이트 장소로 선택한 곳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학원이었다. 이준호는 “여기 있던 서혜진,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거 너무 늦게 알았어요”라며 선생님이라는 이름 아래 흘려보낸 시간을 투정했다. 일찍 사회에 뛰어든 탓에 부러 강인해 보이려 애쓰며 살아온 서혜진에게 그 말은 고백과 동시에 위로였다. 이준호의 품에 기대어 “나 오랫동안 어른 행세하면서 살았어. 근데 그거 다 연극이야. 나는 모든 게 좀 늦되고 서툴러. 앞으로도 간혹 삽질을 좀 할 거야. 그래도 좀 봐줘”라며 이준호 앞에서만큼은 있는 그대로의 서혜진이고 싶은 서툰 고백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 서혜진의 늦은 첫사랑=연애를 시작한 서혜진과 이준호는 관계의 새로운 진전을 앞두고 있었다. 이삿짐 정리를 도와준 최승규(신주협)마저도 팽개친 채 자신을 기다리는 서혜진에게로 달려간 이준호. 설레고도 달콤한 밤을 방해한 건 이준호의 ‘선생님’ 호칭이었다. 사제에서 연인이 됐지만 오랜 습관과 같은 호칭을 무심결에 뱉어 버린 이준호. 서혜진은 이준호를 밀쳐내며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마. 그 소리 들으면 내가 너무 나쁜 짓 하는 거 같단 말이야”라고 1% 부족한 이준호의 눈치에 민망해했다. 이어진 “자수할 거 있어. 나 이건 너 못 가르쳐”라는 서혜진의 귀여운 고백은 현실 연애의 맛을 제대로 안기며 설렘을 높였다. 똑 부러진 베테랑 강사지만, 연애는 서툰 서혜진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돋보이는 현실 공감 명대사였다.
◇ 뼈 아픈 성찰 “요란하게 사고 치고 서혜진을 알리자. 더 독사처럼 굴었어”=서혜진은 표상섭(김송일)이 학교를 그만뒀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자신의 행동이 누군가의 행동과 신념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 때문. 서혜진은 “문제를 보는 순간 감이 왔어. 되도록 요란하게 사고를 쳐보자. 서혜진을 더 널리 알릴 기회다. 처음엔 좋았어. 진짜 수업이 늘었거든”이라며 이준호에게 숨겨왔던 마음을 털어놓았다.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했지만 실상은 온전히 자신을 위한 행동이었다며 말 못 할 속내를 털어놓는 서혜진. 표상섭 선생이 곤란해질 것을 알면서도 학원생들이 빠져나갈까 더 독사같이 굴었다는 후회는 이준호, 이시우(차강윤 분)를 통해 초심을 되찾아가는 그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성공만을 위해 달리던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순간, 스스로를 ‘독사’로 칭하는 그의 말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 고단한 하루 끝 위안 “보고 싶어 죽겠다.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까먹었어”=고달픈 하루의 끝에서 서혜진이 떠올린 건 이준호였다. 복잡한 마음에 이준호를 피했던 서혜진은 친구와의 통화에서 “준호 얘기 그만해. 안 그래도 보고 싶어 죽겠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늦은 밤 겨우 얼굴을 마주한 서혜진과 이준호. 이준호는 마음이 힘든 서혜진을 혼자 두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집으로 이끌었다. 쉬이 잠들지 못하는 자신을 위해 이준호가 틀어준 파도 소리에 서혜진은 문득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까먹었다”라고 중얼거렸다. 학생들 사이에 떠도는 유행어는 잘 알고 있지만, 또래들이 어떤 주제로 대화하는지, 뭘 듣고 보고 생각하는지는 모르는 채 바쁘게, 그리고 외롭게 살아왔던 서혜진.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한 그의 담담한 소회는 숨 가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