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를 단 한 차례만 인하할 것으로 본다는 매파적인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도 불구하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하락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35.21포인트(-0.09%) 하락한 3만8712.21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45.71포인트(+0.85%) 오른 5421.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4.89포인트(+1.53%) 상승한 1만7608.44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가 5400을 넘겨 마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증시는 5월 CPI와 6월 FOMC라는 두 개의 중요 경제 이벤트에 반응했다. 이날 개장 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해 전월(3.4%)보다 둔화됐고 시장 전망치(3.4%)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인 3.5%, 0.3%를 하회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FOMC에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두 차례가 아닌 한 차례로 제시했다. 이날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개선 추세가 큰 물가보고서에 시장은 2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지만 연준의 입장은 예상보다 보수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가장 최근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올 초 보다 더 나았고 2%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려면 더 많은 좋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한 번의 지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시가 상승한 것은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인 전망보다 인플레이션 진전 추세에 무게 중심을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프라캡의 창립자인 제이 해트필드(Jay Hatfield)는 “CPI가 매파적인 연준을 무력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경제가 둔화되고 있으며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시장이 단 한 번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매파적인 연준의 전망을 무시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 중 특정 금리 경로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며 “실제로는 모두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며 추후 인플레이션 변동에 따라 금리 인하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국채 금리도 이같은 전망에 하락했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8.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748%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8bp 하락한 4.294%로 낮아졌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2.86% 상승해 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앞서 발표한 인공지능(AI) 시스템 ‘AI인텔리전스’가 아이폰의 교체주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됐다. 장중 한 때 애플의 시가총액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앞서면서 시총 1위 자리를 되찾기도 했다.
오라클은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13.32% 올랐다. 새프라 캐츠 오라클 최고경영자는 “오라클 클라우드 용량이 수요를 따라잡기 시작하면서 이전 분기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밈 주식인 게임스톱은 전날 23% 급등이후 이날 16.5% 하락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1.25% 오른 6만8163 달러에 거래 되고 있다. 이더는 1.9% 오른 3557달러다. 비트코인은 이날 CPI 발표 후 한 때 7만 달러를 넘겨 거래됐다.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0.60달러(0.77%) 오른 배럴당 7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2.60달러로, 전장 대비 0.68달러(0.8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