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주 24년만의 방북…불 붙은 '北核 외교전'

'김정은과 회담' 공식 확인
서울선 한중 외교안보대화

김정은(앞줄 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3일(현지 시간) 러시아 극동 지역 아무르주 보스토치니우주 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주 한반도에서 ‘남북중러’가 비슷한 시기에 종횡으로 만나는 외교전이 펼쳐진다. 당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며칠 내 방북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확인했다. 다음 주 중 차관급으로 격상된 한중 외교안보 대화도 열린다. 한미일 3국이 푸틴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례적으로 푸틴의 북한 방문을 확인하는 등 북핵 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은 한층 치열해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기자들에게 “며칠 안으로 다가온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언급했다. 정부 차원에서 푸틴의 방북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푸틴의 방북과)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전략 대화가 있다”며 “우리 주요 우방국과 전략적 파트너들이 북한 문제를 두고 대한민국과 궤를 같이할 수 있도록 순방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4년 만에 북한을 찾는 푸틴의 방북으로 북러 간 군사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러시아가 각각 핵 개발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만큼 이를 돌파하기 위한 과감한 협력 방안이 발표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러시아 간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부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일한 시기에 서울에서는 한중 외교안보 대화가 9년 만에 열리게 되면서 한중 관계는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관급으로 격상돼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중이 양자 관계나 주변 정세에 대한 입장을 교환하며 관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한중 외교안보 대화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우회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메세지를 보내는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미중 패권 경쟁의 돌파구로 유럽과 한일 관계를 신경 써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 북러 밀착은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상대국 정상에게 북한 비핵화 필요성을 역설하며 대북 제재에 있어 하나된 목소리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전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과 핵·미사일 개발을 규탄하며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차단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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