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의 덩치도 3조 원까지 커졌다. 자산운용사들은 지수형 상품뿐 아니라 그룹주·소비재 등을 테마로 한 ETF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에 투자하는 국내 공모펀드 27개, ETF 7개의 합산 순자산은 3조 1301억 원(1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인도 펀드의 순자산은 지난달 2조 8252억 원에서 열흘 만에 약 3000억 원이 추가 유입되면서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인도 펀드는 2022년 말까지만 해도 8898억 원으로 1조 원에 채 못 미쳤으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TF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인도에 투자하는 ETF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ETF’뿐이었다. 순자산 역시 835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3년 니프티50 지수를 추종하는 3개 상품이 신규 상장했다. 올해는 타타그룹과 소비재를 테마로 한 ETF 2종까지 시장에 나오면서 전체 상품군은 7개로 확대됐다. 이에 인도 ETF 순자산은 전날 기준 1조 3056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인도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은 펀드와 ETF뿐이라 관련 상품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투자 상품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관련 상품 라인업 확대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 ETF’의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Indxx 인디아 슈퍼 소비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해당 지수는 인도 증시 내에서 헬스케어(6개), 가전(7개), 자동차(7개) 등 총 20개 종목을 편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대표 지수보다 높은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 소비 관련 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국내총생산(GDP)이 커질수록 필수 소비재보다 수요가 높아지는 자동차·헬스케어 등 3개 내구소비재 업종에 투자할 예정이며 액티브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투자 종목을 선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이 인도의 소비재에 주목하는 것은 14억 명이 넘는 인구에서 발생하는 가계 소비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GDP 내 가계 소비의 비중은 58.1%에서 지난해 말 63.6%까지 커졌다. 전체 GDP 상승률보다 가계 소비의 증가율이 더욱 가파를 정도로 내수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인도의 소비 지출은 소비 욕구가 강한 젊은 인구의 빠른 증가, 금융 레버리지 확대, 제조업 육성 정책, 도시화 등에 힘입어 연평균 13%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2030년에는 세계 3위 수준인 5조 5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나헨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 역시 추후 인도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 인도 니프티50 지수는 총선을 앞둔 지난달 말 2만 30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 넘게 급락했지만 모디 총리의 연임이 확정된 후 급등하기 시작해 전날 2만 3322.95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