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전 미 국가안전보장국(NSA) 수장이자 퇴역 미 4성 장군인 폴 나카소네(Paul Nakasone·사진)를 이사회에 영입했다. 나카소네는 이사회 합류와 동시에 새로 구성된 안전 및 보안 위원회(이하 안전위)에서 활동하게 된다. 정보보안 분야 최고 경력을 가진 전직 고위 관료를 영입해 인공지능(AI)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지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초거대 AI가 전략자산으로 떠오르는 와중 전직 고위 관료가 이사회에 합류한 데 따라 미국의 AI 무기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공존한다.
13일(현지 시간) 오픈AI는 나카소네 전 NSA 국장이 이사회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나카소네는 지난달 28일 구성된 새 안전위에서도 활동한다. 브렛 테일러 오픈AI 이사회 의장은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나카소네의 탁월한 경험은 오픈AI가 모든 인류에게 이익이 되는 일반인공지능(AGI) 개발이라는 사명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카소네는 “오픈AI의 사명에 대한 헌신은 공공 서비스에 대한 내 가치 및 경험과 밀접하게 일치한다”며 “AGI가 세계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유익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카소네 전 국장은 일본계 미국인 2세로 미 관료 중 사이버 안보 분야 최고 전문가라 불릴만한 인물이다. 1986년 임관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한국 등지에서 고위 정보 장교로 복무한 바 있다. 2018년부터 올 2월까지는 NSA 국장 겸 미군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을 역임했다. 사이버사령부는 창립부터 깊이 관여해 부사령관을 거쳐 사령관으로 역대 최장 재임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오픈AI는 나카소네 전 국장 이전에도 래리 서머스 전 미 국무부 장관이 이사회에 합류하는 등 고위 관료 출신 인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오픈AI의 AI 개발을 통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초거대 AI가 국가 전략 자산으로 분류되며 미 정부가 AI 최신 개발 사항을 공유 받는 것은 물론, 챗GPT로 밀려드는 글로벌 각국의 수많은 정보를 확보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나카소네 전 국장이 합류하는 새 안전위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현 오픈AI 안전위는 기존 안전한 AI 개발을 위해 조성됐던 초정렬(SuperAlignment)팀 해체 이후 새로 꾸려진 것이다. 초정렬팀을 이끌던 인물이 신뢰가 무너졌다며 ‘올트먼 축출 사태’를 일으켰던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다. 수츠케버를 비롯한 초정렬팀 소속 인물들은 팀 해체 이후 오픈AI를 퇴사했고, 이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안전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새로 구성된 안전위는 올트먼 CEO를 비롯해 브렛 테일러 의장, 애덤 디안젤로 이사 등 ‘친 올트먼’ 이사들로 구성됐다. 올트먼 CEO가 사실상 오픈AI의 AI 개발과 비즈니스, 안전성 평가까지 전권을 쥐게 된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