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엄연한 '수출株'…음식료·화장품 주가는 고공행진 중 [선데이 머니카페]

K-푸드·K-뷰티,해외에서 선풍적 인기
달러 강세 지속으로 환율 수혜도 받아
무더위 찾아오며 상승 종목 확대 국면
"원재료 상승·미국 법안 통과 등 우려"

해외 고객들이 불닭볶음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양식품

올 들어 음식료와 화장품 업종 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불닭 시리즈’로 유명한 삼양식품(003230) 주가는 올 들어 200% 가까이 상승했고, 같은 기간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214420) 주가는 무려 271.16%나 오르며 코스피 상장 기업 주가 상승률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음식과 화장품이 몇 년 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며 수요가 폭발한 덕인데요. 여기에 장기화하고 있는 강달러 기조로 환율 수혜도 입으며 가파른 수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덕에 과거에는 전형적인 내수주로 인식됐던 음식료주와 화장품주가 이제는 엄연한 ‘수출주'로 평가 받으며 투자 자금도 점점 몰리고 있습니다. 이번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음식료와 화장품 업종 주가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5거래일 동안 음식료 업종 주가는 5.24% 상승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인 CJ제일제당(097950)(11.21%), 삼양식품(7.30%), 오리온(271560)(7.04%), 농심(004370)(17.72%), 오뚜기(007310)(5.58%) 주가 모두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31% 상승에 그쳤습니다. 화장품 업종 주가 상승세도 두드러졌는데요. 실리콘투(257720)(16.36%), 코스맥스(192820)(14.35%), 한국콜마(161890)(7.60%), 클리오(237880)(7.75%) 모두 코스피 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역대급 수출 실적…원·달러 환율 수혜까지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오른 1,379.3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두 업종 주가 상승세를 이끈 건 수출 실적이었습니다. CJ제일제당은 핵심 상품인 ‘비비고’ 만두가 북미 지역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과 더불어 냉동 치킨, 냉동밥 매출이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25%, 23% 증가하며 수출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삼양식품은 자사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해외서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며 지난해 역대 최고 해외 매출을 기록했죠. 올 1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57.1% 증가한 매출액 385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해외 매출 비중은 무려 75%에 달했습니다.


화장품 유통 업체 실리콘투도 한국 화장품 인기에 힘입어 올 1분기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역시나 해외 매출 상승세가 눈에 띄었는데요. 올 1분기 미국 지역에서만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53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네덜란드 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24% 증가한 132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코스맥스의 경우는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해외 곳곳에서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늘어난 526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길어지는 고금리도 음식료와 화장품 업종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는데요. 미국 금리 인하 지연 속 원·달러 환율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에 머물며 국내 수출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수출 대금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높을수록 기업들이 같은 양의 제품이나 상품을 판매해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올 1분기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합니다.


삼양식품도 고환율에 힘입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35.1% 증가한 80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0%를 넘으며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죠.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잠시 꺾이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4일 1389원으로 마감하며 14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빙과류·선케어 제품 수혜 전망



밀양 밀양아리랑시장에서 상인과 시민, 강아지가 부채로 무더위를 잊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에 접어들면서 음식료와 화장품 업종 인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인기 종목과 함께 새로운 종목이 부상하고 있는데요. 바로 빙과류와 선케어 제품입니다. 지난주 대구와 울산은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에 때 이른 폭염이 기승하면서 빙과류 관련 종목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주 빙그레(005180)(20.31%), 롯데웰푸드(280360)(11.60%), 크라운제과(264900)(28.71%), 크라운해태홀딩스(005740)(29.83%) 등 관련 기업들 주가는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무더위와 함께 강한 햇볕 탓 이번 달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음’ 수준을 유지하며 선크림과 선스틱 등 선케어 제품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선케어 제품은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도 폭염이 관측되고 있는 탓에 해외에서도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피부암 예방을 위해 선크림 사용을 권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관련 기업으로는 선진뷰티사이언스(086710)와 코스메카코리아(241710) 등이 있으며 두 기업 주가는 지난주 5거래일 동안 각각 21.98%, 16.56%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주위 상황을 계속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음식료 업종의 경우 원재료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습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라니냐(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곡물 가격이 연말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곡물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음식료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야기해 매출총이익률을 훼손시킨다”고 설명헸습니다.


화장품 업종에서는 내달 미국에서 시행되는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이 주가 상승세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규제로 인해 화장품 제조 시설은 FDA 등록은 물론 성분 정보도 제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나오는 MoCRA 규제 추가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며 수혜 종목을 가려야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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