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타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두 회사가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양강 구도’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총 수주 예상액(약 10조 원) 중 포스코이앤씨(3조 4238억 원)와 현대건설(3조 3058억 원)의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67.3%에 달한다. 지난해 두 회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0대 건설사 총액(약 20조 원)의 46.1%였는데 올 들어 비중이 더 커진 것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 6122억 원을 수주해 포스코이앤씨(4조 5988억 원)를 134억 원 차이로 제쳤다.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두 건설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현대건설이 지난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유지하는 동안 주된 경쟁은 2위 자리를 놓고 펼쳐졌다. 포스코이앤씨의 정비사업 수주 순위는 2019년 2위, 2020년 2위, 2021년 3위, 2022년 5위로 하락세였다.
하지만 공사비 급등에 따른 정비사업 수익성 악화로 건설사들의 수주 열기가 꺾이고, 전통의 강자로 꼽히던 GS건설이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로 주춤하며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 사이 포스코이앤씨는 주택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수주에 나섰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압구정, 용산, 성수 등 서울 한강변 핵심 지역들의 시공사 선정이 진행될 것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주요 정비 사업장들을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포스코이앤씨와 맞붙었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을 올 초 따낸 것을 동력 삼아 하반기 서울 한남4구역, 부산 연산5구역 등 수주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