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 전망] 반도체·조선 등 수출株 주목…코스피, 2년 반만에 2800 넘본다

소비자물가지수 시장 전망치 밑돌아
개별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 움직일듯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국내 수출 호조와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외국인투자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전자기기(IT) 등 수출 단가가 개선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가 2년 반 만에 2800선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53포인트(0.13%) 오른 2758.42로 장을 마감했다. 10일 대비 57.25포인트(2.12%) 오르며 한 달 만에 2750선을 넘는 데 성공했다. 코스피 지수는 11일부터 4거래일 동안 연속 상승하며 한때 3월 26일 이후 최고치인 2776.72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번주 외국인은 2조 316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5640억 원, 1조 6870억 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2주 연속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은 3일부터 14일까지 3조 217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반도체 기업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각각 1조 1180억 원, 831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두 기업에만 1조 949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외국인투자가 전체 순매수액의 84.2%에 달하는 금액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와 IT 판매량 증가 등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자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두 기업 주식을 집중 매수한 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외국인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이후 형성된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올 2분기 국내 수출 기업들이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 기업을 향한 수급도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애플의 반등도 국내 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WWDC) 이후 오름세를 나타내던 관련 기업들이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수혜를 입게 될 거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WWDC를 계기로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만큼 관련 업종을 주목하라는 조언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AI 노트북, 전장용 AI, AI 가전기기 등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기기는 물론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 부품 및 장비 업종까지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를 2690~2800포인트로 제시했다. 투자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 조선, 방산, 온디바이스 AI 관련 IT 부품 및 하드웨어 등을 꼽았다.


다만 차익실현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 연구원은 “FOMC와 WWDC 같은 빅 이벤트가 끝남에 따라 차익 실현을 위해 투자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쏟아낼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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