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재해 대비 나선 당정, 취약계층 5만 3000원 지원

18차 고위당정협의회 회의 열어
경로당 냉방비 지원 확대 방안 논의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기준 완화 검토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이 여름철 재해 대책으로 취약 계층에 한 달 5만 3000원을 에너지 바우처로 지원하고 경로당 냉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 국가적 위기라고 지적되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 완화도 적극 검토한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국회 상황에서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및 정부는 16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여름철 폭염 및 재해, 전력 수급 대책과 지진 피해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여름철에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당정은 6월 24일부터 9월 6일까지를 전력수급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수급대책상황실’을 운영한다.


기후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향한 지원도 확대한다. 당정은 취약 계층 1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올해 하절기 에너지 바우처를 지난해보다 1만 원 늘린 월 5만 30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인상된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취약계층 360만 가구를 대상으로 올해 초 정부가 민생안정대책을 통해 발표한 유예 적용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폭염에 취약한 노인층을 위해 경로당 냉방비 지원은 11만 5000원에서 17만 5000원으로 올리고 농·어업인, 현장 근로자, 취약 계층을 위한 119 폭염 구급대도 운영한다.


당정은 여름철 호우·태풍 등 재해 대응 방안을 점검과 명 피해가 주로 발생하는 지역에 대한 집중 관리에도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당정에 앞서 “정부가 지난해 교훈을 잊지 말고 집중 호우와 장마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북 부안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당은 정부에 피해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가용가능한 재원을 투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재난 안전 특별교부세를 활용해 피해 주민들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신혼부부의 주요 관심사인 신생아 특례 대출 소득 기준 완화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 앞서 정부는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오는 3분기부터 부부 합산 1억 3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소득 기준에 대해 “큰 주제들을 가지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서 신속하게 발표해달라고 주문했다”며 향후 논의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신청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실질적 대책을 수립하고 중소기업의 경우 대체 인력 채용 지원 확대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유연 근무 장려금 지원 확대, 아빠 출산휴가 기간 확대, 다양한 유연 근무 모델 개발 등 육아를 위한 물적 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을 포함한 저출생 대책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저출생이 우리 일상의 화두가 돼 있고 국민의 최대 근심이 돼 국가 소멸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판”이라며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당정은 민주당의 일방적 원 구성에 맞서 정부·여당의 협력을 강화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로 추진한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에 반발하며 민생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정부 관계자와 현안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추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 정부와 여당은 헌정사상 국정에 가장 비협조적인 거대 야당을 마주하고 있다”며 “당정 간 더 긴밀히 협의해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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