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평양선언' 채택할듯

■푸틴, 이르면 18일 '24년 만에 방북'
김정은, 최고 예우로 밀월 과시
'유사시 자동개입' 부활도 주목
첨단 군사기술 이전은 없을 듯
韓中은 외교안보대화로 '맞불'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우주기지에서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르면 18일 24년 만에 방북할 것으로 보이면서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는 이른바 ‘평양 선언’을 내놓아 국제사회에 밀월을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을 담은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정부는 같은 날 한중외교안보대화를 열고 북러 밀착에 맞불을 놓는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8일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 유력하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9개월 만에 열리는 것으로 양자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는 평양 선언이 채택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보 당국은 양국이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에 가까운 수준의 군사 협력을 맺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961년 북한과 소련은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포함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은 소련 해체 후 러시아 측의 통보에 따라 1996년 폐기됐다. 2000년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 양국 ‘우호, 선린, 협조 조약’을 맺었지만 자동 군사 개입 조항 대신 ‘쌍방 중 한 곳에 침략 당할 위기가 발생한 경우 (중략) 쌍방은 즉각 접촉한다’는 내용만이 담겼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들어간 상호방위조약 혹은 군사동맹을 맺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미국·일본·중국 등 주변국의 안보 체계가 바뀌는 것이고 북한과 러시아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자동 군사 개입을 발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군사 협력을 강화한다는 모호한 문장이 추가될 수 있고 그조차도 공개를 안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자동 군사 개입까지는 아니지만 침략 위기 시 ‘즉각 접촉한다’는 문구보다는 높은 수위의 표현으로 현 조약이 수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북한은 러시아에 첨단 군사기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러시아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17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가장 진보된 군사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최첨단 기술을 이전하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잃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푸틴 대통령에게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했을 때만큼의 최고 수준의 예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푸틴 대통령을 맞이하고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할 때는 카퍼레이드도 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18일 한중 고위급 외교안보대화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우리는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수석대표로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참여하며 중국에서는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을 수석대표로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테이블에 앉는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중국은 신냉전 구도를 탐탁지 않게 보고 있으며 이에 북중 사이에서도 미묘한 이견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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