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을 판결한 재판부가 판결문을 일부 수정했다. 최 회장 측이 주식 산정 가치에 치명적 오류가 발견됐다고 설명하자 이를 반영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 이라고 밝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김옥곤·이동현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측에 판결경정결정정본을 송달했다.

판결경정이란 판결서에 계산이 잘못되거나 표현상의 오류가 발생한 경우 판결한 법원이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에 의해 스스로 이를 수정한 것을 말한다.

최 회장 측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최 회장이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곰 주식 가치 산정에 있어 항소심 재판부가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 법률대리인은 SK C&C 상장 가치에 대해 “재판부가 고(故) 최종현 회장 기여 부분을 12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며 “실제로는 고 최종현 회장 시기 증가분은 125배이고 최태원 회장 시기 증가분은 35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계산했다.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 5650원으로 평가했다.

재판부는 이날 최 회장 측의 입장처럼 1998년 주식 가액이 주당 100원이 아닌 1000원인 점을 확인하고 판결문을 수정했다. 이에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에서 35.6배로 수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오류를 수정했다는 이유로 판결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판단, 주문까지 수정하진 않았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의 경정 결정에 대해 “재판부의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나, 계산 오류가 재산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다”고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