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회원국들 핵무기 실전 배치 논의 중"

회원국들 "군비 경쟁 촉발한다" 우려
"中, 러시아 지원 대가 치러야" 경고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대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더 많은 핵무기를 보관고에서 꺼내 실전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나토 수장의 발언을 두고 의견 충돌이 빚어졌다고 영국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새로운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는 또 다른 긴장 고조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나토는 핵 태세에 큰 변화는 없다면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파라 다클라라 나토 대변인은 "나토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핵 억지력을 보장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목적으로 우리는 기존 무기와 항공기를 교체하는 현대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그 이외에는 우리의 핵 억지력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발언도 내놨다. 이날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그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함으로써 양쪽 모두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동시에 유럽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것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하는 미사일과 무기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많은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행동을 바꾸지 않을 경우 어떤 단계에서든 경제적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이미 러시아를 지원한 혐의로 중국에 일부 제재를 이행 중이며, 미국은 지난달 중국과 홍콩에 기반을 둔 약 20개 기업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란, 중국, 북한을 언급하며 "러시아는 지금 점점 더 권위주의 지도자들과 손을 잡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보냈고, 그 대가로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위한 첨단 기술을 제공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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