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전기 자극으로 실연의 아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란 잔잔대학교와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 연구진은 가벼운 전류로 뇌를 자극하는 헤드셋을 하루에 몇 분 동안 착용하면 실연에 따른 우울감과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연을 겪은 3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두뇌 전기자극 실험을 진행했다. 세 그룹은 5일 간 하루에 두 차례씩 20분 동안 경두개직류자극(tDCS) 헤드셋을 착용했고 자극 유무와 부위는 다르게 적용됐다.

첫 번째 그룹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DLPFC)에, 두 번째 그룹은 복측 전전두엽 피질(VLPFC)에 각각 전기자극을 줬다. 세 번째 그룹은 헤드셋을 착용하기는 했지만, 스위치를 꺼 아무런 자극도 가하지 않았다. 전류 자극이 가해진 곳은 뇌에서 자발적인 감정 조절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부분들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 결과 전기 자극을 받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은 실연에 따른 감정적 고통인 '사랑 트라우마 신드롬'(LTS, love trauma syndrome) 증상이 세 번째 그룹과 비교해 상당히 감소했으며 우울 상태와 불안도 개선됐다. 또한 LTS 증상 완화에는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자극이 복측 전전두엽 피질 자극보다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TS는 정서적 고통과 우울감, 불안, 불면증, 자살 위험, 무력감, 죄책감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전기 자극 치료를 중단한 지 한 달 뒤에도 그 효과가 유지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러한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예비 연구에서도 경미한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번 논문의 연구와 유사한 헤드셋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