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으로 치닫나…미, 확전 경계

이스라엘, '레바논 공격 계획작전' 승인
18년 전보다 전투력 강해진 헤즈볼라
전면전 충돌 시 가자보다 여파 클 수도
대선 5개월 앞둔 미국, 확전 전전긍긍

이스라엘군 북부 사령관과 작전참모의 상황 평가 회의. 이스라엘군 제공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공격 계획'을 승인하면서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양 쪽이 충돌할 경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보다 여파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부 사령관인 오리 고딘 소장과 작전참모인 오데드 바시우크 소장이 전황 평가 회의를 열고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 최고 사령관들은 지상군 준비 태세도 서두르기로 결정했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최근 헤즈볼라의 대이스라엘 무력 공세가 한층 격화한 가운데 본격적인 전면전을 위한 조치인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 지지를 선언하고 이스라엘과 거의 매일 치고받기를 이어왔다.


특히 헤즈볼라는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공습 과정에서 최고위급 지휘관 탈레브 압둘라 등이 사망한 이후 이틀 연속 수백발의 로켓과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면서 전면전 우려를 키워왔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전면전이 벌어지면 헤즈볼라는 파괴될 것이며 레바논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재발하면 피해가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른 2006년보다 전투력이 강해졌다. 당시 5주간 충돌로 이스라엘 160 명, 레바논 1000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0만 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그러나 헤즈볼라 역시 전면전은 피하고 싶은 입장이다. 어려운 경제 사정 속 레바논 국민 대다수가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도 전면전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헤즈볼라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은 양측의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할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가자전쟁 휴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전쟁이 발발하면 중동 전체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특사인 에이머스 호크스타인을 급파해 확전 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호크스타인 특사는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충분히 오래 지속됐다"며 "이 갈등을 외교적으로 조속히 푸는 것이 모두의 이해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전날엔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등을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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