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물량 50% 우선공급…출산땐 특공기회 한번 더 준다

[저출생 대책]
◆ 출산가구에 年 12만+α 공급
민간 신혼특공 물량 18→23%로
신생아 우선배정도 35%로 늘려
결혼 전 청약 당첨 이력도 배제
사실상 대부분 출산가구에 혜택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내놓은 저출생 극복 주택 관련 대책의 핵심은 결혼·출산 가구에 대한 주택 구입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신생아 가구 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올 1월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요건을 사실상 폐지하고 민간·공공 청약에서 신생아 우선공급을 늘려 집 걱정 없이 결혼·출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대책으로 출산 가구에 공급되는 주택은 당초 연간 7만 가구에서 12만 가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 따르면 올해 초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이 가능한 소득 기준이 완화된다. 현재는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 중 부부 합산 연 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가구만 신청이 가능하다. 정부는 올 3분기부터 2억 원 이하로 완화한다고 발표했는데 내년부터는 이를 2억 5000만 원 이하로 추가 완화한다. 단 내년 이후 신생아를 출산한 가구에 한하며 3년간 한시 시행된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소득 기준이 2억 5000만 원 이하이면 웬만한 신생아 가구는 다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출산한 가구에 대해서는 사실상 대출 허들을 없앤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2억 5000만 원 완화는) 3년간 실험적으로 시행해본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은 1월 말부터 지금까지 6조 원가량(구입자금·전세자금 합산) 들어왔다. 연말까지 10조 원가량이 소진될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공공·민간 청약 등에서 신생아 우선 가구 물량을 늘려 출산 가구에 대한 공급도 확대한다. 우선 공공분양에서는 일반공급 물량의 50%를 신생아 우선공급 물량으로 배정한다. 공공분양의 경우 신생아 가구 특별공급이 따로 있는데 여기서 떨어진 신생아 가구는 다시 일반분양에서 우선공급 물량에 청약할 수 있어 당첨 기회를 높일 수 있다.


민간분양에서는 신혼부부 특공 물량을 전체 물량의 18%에서 23%로 늘린다. 아울러 올 3월부터 민간분양 신혼부부 특공에서 신생아 가구에 20%가 우선 배정되도록 했는데 이를 35%까지 확대한다. 이밖에 공공임대와 공공 지원 민간임대에서 일반공급 내 신생아 우선공급이 생긴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출산 가구에 당초 연간 7만 가구에서 12만 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혼·출산 가구에 대한 청약 요건도 완화한다. 출산 가구 특공 기회 확대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특공에 한 번 당첨되면 다시는 특공에 지원할 수 없었는데 신규 출산 가구는 특공 추가 청약 1회를 허용한다. 대신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신규 주택 입주 전까지)해야 한다. 이 정책관은 “특공에 당첨돼 현 주택에 살고 있는데 자녀를 추가로 낳았다면 더 넓은 주택에서 살 수 있도록 추가로 신생아·신혼부부·다자녀 특공에 지원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공·민영주택 신혼부부 특공에 지원할 때 기존에는 배우자의 결혼 전 청약 당첨 이력만 배제했는데 본인의 결혼 전 당첨 이력도 배제한다. 또 공공임대주택 거주 중에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 해당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소득·자산 무관하게 재계약을 허용한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 택지 확보도 추진한다. 올 하반기 중 수도권을 중심으로 그린벨트를 해제, 신규 택지(2만 가구)를 추가 발굴해 신혼·출산·다자녀 가구에 최대 70%(1만 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의 이번 대책이 출산율 제고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사실상 대부분의 신생아 출생자가 주택 구입 시 저리 대출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이고 출산 가구가 일반 가구보다 청약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