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초상화만 수백개…北주민들 밤엔 푸틴 꿈 꿀 지경" 푸틴 환대 어땠기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최대의 국빈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러시아 대통령 초상화가 300~400개 혹은 더 많이 걸렸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국빈방문 일정이 19일 본격 시작된 가운데 북한 주민들은 러시아 기자단에 이렇게 밝혔다고 러시아 신문 '베도모스티'가 전했다.


이 매체는 기자단이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오기 12시간 전에 북한에 미리 도착했다며, 양국 정상이 북한에서 방문할 장소들을 미리 보기로 하고 기사를 실었다.


보도에 따르면 평양 국제공항부터 거리 곳곳에는 북한과 러시아 국기를 비롯해 '우리는 러시아 연방 대통령 블라디미르 뿌찐(푸틴) 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영원한 북·러 우정이 있기를'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들이 휘날렸다.


일부 러시아 언론인들은 "푸틴 대통령의 초상화가 400개 이상 걸렸다"는 북한 주민들의 말에 "밤에 (북한 주민들이) 푸틴의 꿈을 꿀 것"이라는 농담도 했다고 전했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은 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기자들은 주기적으로 김정은, 김정일, 김일성의 대형 비석을 다양한 변형으로 볼 수 있었다"며 "도시는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처럼 보인다. 도로에는 차가 거의 없고 흰색과 파란색이 칠해진 복고풍 버스만 지나간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30도의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며 "도로변의 기둥만이 아니라 고층건물에도 러시아 대통령의 초상화가 붙어있고, 푸틴과 김정은의 공식 만남이 있을 김일성 광장에는 '북·러 우정은 영원할 것이다'라는 포스터가 계속 붙어있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기자들이 양국 정상이 방문할 장소인 △정백사원(러시아 정교회 성당) △해방탑(6·25전쟁 당시 전사한 소련군 추모) △김일성 광장을 순서대로 돌아봤다고 밝혔다. 모든 곳에는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북한 안내원들이 동행했다. 이들은 평양의 외국어 학원 또는 집에서 교과서를 통해 러시아어를 익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백사원은 "엄격한 테라코타 건물", 해방탑에 대해서는 "전망대에서 도시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다"고 표현됐다. 신문은 특히 해방탑에서 북한 안내원 중 한 명이 기자들에게 "북한은 정상 국가라고 써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해당 안내원은 그러면서 조용히 "인터넷은 미국인들이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신문은 이와 관련 "북한의 인터넷은 정말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여기엔 인터넷이 없고 호텔 내 와이파이(WiFi)를 10분에 2달러(약 2760원)를 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 장소인 '김일성 광장'에 대해 신문은 거듭 "광장 전체가 러시아와 북한의 국기로 가득하다"며 "푸틴과 김정은의 초상화가 중앙에 있다. 그 옆으로는 연단도 준비돼 있고 광장에서 멀지 않은 언덕 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거대한 초상화가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안내원들로부터 "모든 것을 살 수 있다"는 백화점도 소개를 받았지만 들어가진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도시를 걷다 보면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이고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가게들에는 야채, 한식, 과자류가 진열돼 있었지만, 문은 닫힌 것 같다. 기념품 가게에는 미국 제국주의자들 그리고 북한의 멋진 삶에 대한 엽서가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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