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성장세가 계속되는 만큼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과잉 우려는 기우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HBM 공급 과잉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채 연구원은 “올해 HBM 생산능력(Capa)는 지난해 대비 2.5∼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HBM 캐파 추정치로 역산한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HBM 수급률은 2024년 114.8%, 2025년은 125.1%로 수치상으로는 공급 과잉”이라고 짚었다. 다만 채 연구원은 “이를 그대로 공급 과잉이라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생산능력 추정치를 근거로 판단했기 때문에 HBM 생산능력 가동률에 따라 공급은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칩 시장 성장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HBM 수요 추정치는 계속해서 올라갈 가능성이 크고, HBM 구매자들은 실제 제조되는 칩의 개수와 관계없이 HBM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급률과 무관하게 D랩 공급사들이 언급한 대로 최소 2025년까지 HBM은 부족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HBM 공급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삼성전자(005930) 생산능력과 엔비디아 진입 여부”라면서 “삼성전자가 계획대로 엔비디아에 올 3분기에 인증을 완료하고 생산능력 확장과 수율 개선을 해나간다면 본격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2025년 하반기부터 HBM 공급은 과잉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