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인공지능(AI) 인재 쟁탈전 속에서 LG그룹이 주요 학회 행사에서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기업 수장이 미국행에 오르는 등 관련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은 20일 AI 연구 핵심인 AI연구원을 비롯해 LG전자, LG유플러스, LG CNS 네 곳 계열사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컴퓨터 비전 학회인 ‘CVPR 2024’에서 AI 인재 채용을 위한 상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LG AI 데이’에서는 논문을 발표한 석박사 인재 100여 명을 초청해 네트워킹 행사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비롯해 이홍락 LG AI연구원 최고AI과학자(CSAI), 최준희 LG전자 인재확보담당 등이 참석해 LG의 AI 기술 개발 현황과 인재 육성 계획을 설명했다. LG는 이번 학회에서 LG AI연구원 5편, LG전자 4편, LG CNS 2편 등 총 1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LG AI연구원은 CVPR 직후 서부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로 이동한다. 빅테크 기업과 인재들이 모인 이곳을 찾아 인재 채용 행사인 ‘LG AI 테크 커넥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서부 지역 유수 대학과 빅테크의 석박사 연구자 40여 명을 초청해 LG의 AI 연구 활동 및 성과를 소개하고 인재 영입을 위한 채용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수장들이 직접 발벗고 나설 정도로 인재 확보에 진심을 보이고 있다. AI가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할 정도인 만큼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미국 출장길에 오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배터리 등 주요 사업 현황을 살피는 동시에 AI 분야 등에서 인재 수급 상황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실리콘밸리를 찾아 AI 인재 행사를 손수 챙겼다. 가전·소프트웨어 솔루션 등 LG전자의 주요 사업에서 AI 전환을 이끌 핵심 두뇌를 찾기 위해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CEO 역시 올 4월 실리콘밸리 포시즌스호텔에서 스탠퍼드대·조지아공대 등에서 초청한 AI 분야의 글로벌 인재들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를 직접 주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AI 초일류 인재는 극소수에 불과해 한국에서만 수요를 채우기는 어렵다”며 "여전히 AI 산업은 초기 단계여서 어떤 인재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만큼 CEO들이 직접 발로 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