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재난 상황"…엘리베이터 멈춘 인천 15층 아파트 '조건부 운행' 허용

계단으로 힘겹게 이동하는 주민. 연합뉴스

엘리베이터 운행이 2주 넘게 전면 중단된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가 부품 교체 전에도 운행을 재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이 아파트에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고 7∼8월에 예고된 폭염이 사실상 재난 상황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2개월 내 안전부품 설치를 끝낼 수 있다면 공사 완료 전에라도 승강기를 임시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20일 전했다.


승강기 안전관리법상 원칙적으로는 안전검사 불합격 승강기는 개선 조치 완료 후 재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야만 운행을 다시 할 수 있다.


그러나 행안부는 '재난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개선 조치 이행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관련 규정을 적용해 공사 완료 전 임시 운행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행안부는 고령층이 많은 이 아파트에서 부품 교체 기간인 7∼8월에 폭염을 견디며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상황이 사실상 재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측은 ‘2개월 내 공사 완료’를 적시한 시공계약을 완료한 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고 현장에 유지관리기술자를 배치해야 한다.


다만 행안부는 형평성을 위해 오는 8월 말까지 안전부품을 설치해야 하는 전국 모든 공동주택 승강기에 ‘조건부 허용’조치를 공통 적용하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폭염 속 승강기 운행이 중단된 상황에서 노약자분들의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1990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승강기 정밀안전검사 불합격으로 이달 5일부터 아파트 8개 동 승강기 24대의 승강기 운행이 전면 중단돼 608세대 주민들이 계단을 이용해 집을 오가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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