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산불 전전긍긍하며 지켜봤다"는 가족, 소방서 찾은 사연…"큰 힘 됐다"

최근 광주 생용동 산불 화재 소방관 위해
음료·과자 등 먹거리와 자녀 용돈 전달



용돈을 모아 소방서에 기부한 남매 어머니가 작성한 편지. 사진 제공=광주 북부소방서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모은 초등학생·중학생 남매와 어머니가 무더위 속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관들을 위해 기부한 사연이 알려졌다.


20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자신을 두 자녀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A씨가 전날 오후 광주 북구 일곡119안전센터를 찾았다.


최근 생용동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에 투입된 소방관들을 위해 써달라며 음료·과자 등 먹거리와 자녀가 모은 용돈을 전달했다.


A씨가 자필로 작성해 전달한 감사 편지에는 “어제 집 근처 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보면서 저녁은 드셨을까, 방화복까지 입으시고 얼마나 더우실까, 밤새+현재까지 전전긍긍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어 A씨는 "초등·중학생 아이들의 2주 용돈 1만 원과 문제집 한 권을 다 풀면 받는 1000원, 단원평가 100점 맞으면 받는 1000원을 모아 기부한다"며 "적은 금액이라 부끄럽지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곡119안전센터를 포함해 총 4곳의 센터에도 기부 물품이 전달됐는데 A씨가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부소방서는 전달 받은 먹거리를 구내 장애 아동이 생활하는 한 복지관과 생용동 산불화재 현장에 동원된 소방관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했다. 송성훈 북부소방서장은 "시민들이 전해주신 감사함은 현장에서 고생하는 모든 직원에게 큰 힘이 됐다"며 "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생용동의 한 야산에서는 지난 18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잇달아 산불이 발생해 소방 당국이 헬기를 투입해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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