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서민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40조 원을 넘어섰다. 기존 카드론을 갚지 못해 새로운 대출을 받아 빚을 갚는 대환대출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상환 능력 저하에 따른 카드사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우리·하나·롯데·BC·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0조 51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4월(39조 9644억 원)에 비해 5542억 원 늘면서 5개월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아울러 카드론을 갚지 못해 다시 대출받는 ‘돌려막기’ 성격의 대환대출 잔액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1조 9106억 원으로 1조 8353억 원이었던 4월 말보다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 3417억 원)에 비해서 6000억 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보다 금리가 오르고 신용도는 하락하기 때문에 당장의 채무는 상환하더라도 더 큰 금융 부담을 안게 된다.
카드론 차주의 채무 부담이 늘면서 연체율이 증가하자 카드사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론 차주는 대부분 1금융권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다중 채무자거나 신용 점수가 낮은 중저신용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의 평균 연체율은 1.84%로 2023년 말 1.64%보다 0.2%포인트 악화했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1.45%)보다는 0.39%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서민 경제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저축은행 등 타 업권의 대출 축소 영향으로 당분간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