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세론에…나경원 "尹에 각세우면 폭망"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4파전'
한동훈측 "대세론에 영향 적어"
원희룡 "당정 한마음"
윤상현 "韓 당선땐 당정관계 겁나"

왼쪽부터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4파전 구도로 짜이면서 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초 '한동훈 대세론'까지 거론되던 상황이 다자 대결로 재편된 가운데, 당원투표의 특성과 결선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두를 달리지만, 당원들의 표심은 여론조사상 나타난 수치와 다르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번 대표 경선은 '당원투표 100%'이던 기존 룰을 고치긴 했지만, 여전히 당심(黨心)이 80%를 차지한다.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은 일제히 당심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나 의원은 이번 주말 절대다수의 당원이 분포한 대구·경북(TK)을 찾아 단체장과 당원들을 만났다.


그는 "대통령한테 각 세우면 진짜 '폭망'한다", "뿌리가 약한 나무는 시련의 계절을 견디지 못한다" 같은 발언으로 당원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


원 전 장관도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이라고, 윤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이 (대표로) 들어왔을 때 당정 관계가 겁난다"고 각각 한 전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불화설'을 부각하며 당심에 호소했다.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불화설을 잠재우려는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일제히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당권 경쟁의 또 다른 이슈는 결선투표로, 당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의 조직력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친윤계의 조직력이 작동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았던 지난해 3·8 전당대회와 정반대의 상황, 즉 친윤계가 결선투표로 끌고 가 한 전 위원장의 대세론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투표로 가고, 2∼4위 후보들의 결집에 친윤계가 움직이면서 1차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이 1위로 결선투표에 오르더라도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 구도가 형성되면 승산이 있다는 게 친윤계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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