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알 수 없는 게 골프란 운동이다. 무적의 능력을 자랑하다가 한 순간에 몰락하기도 하고,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가 순식간에 옛 기량을 찾기도 한다.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와 세계 랭킹이 25위까지 떨어진 양희영이 그렇다.
코르다는 한 달 전만해도 5연속 우승을 포함해 8개 대회에서 6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적수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샷을 날렸다. 하지만 최근 3개 대회에서는 연속으로 컷 탈락했다. US여자오픈과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 잇따라 컷 오프를 당하더니 이번 주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도 컷 오프 선을 넘지 못했다. 첫날 69타로 무난하게 출발하더니 둘째날 81타로 무너졌다. 평균 타수 1위(69.71타) 성적이 무색한 스코어다. 코르다는 US여자오픈 첫날에도 80타를 쳤다.
반면 양희영은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이 공동 22위였다. 상금랭킹은 92위로 처져 있다. 최근 2개 대회에서는 연속으로 컷 오프를 당했다. 하지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는 우승을 정조준 하고 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양희영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합계 7언더파 209타로 2타차 단독 선두에 올랐다. 야마시타 미유(일본)와 로런 하틀리지(미국)가 5언더파 211타로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양희영이 선두를 지켜 우승까지 연결할 수 있다면 올림픽 골프 출전의 꿈도 이룰 수 있다. 한때 15위까지 올랐던 세계랭킹이 현재 25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파리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는 이 대회가 끝난 후 24일 자 세계 랭킹으로 출전 선수를 정하는데, 세계 15위 안에 들면 한 나라에서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15위 안에 7위 고진영과 12위 김효주 2명만 들어 있다.
양희영이 우승하면 올 시즌 LPGA 투어 개막 후 16번째 대회에서 한국 선수 첫 우승이 나오게 된다. 양희영 자신이나 대한민국 골프팬이 거는 기대가 크다.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를 범하면서 1타를 잃은 고진영이 합계 3언더파 213타 공동 5위에서 역전 우승을 노린다. 렉시 톰프슨과 릴리아 부(이상 미국)도 고진영과 함께 공동 5위에 이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