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K바이오 기술수출의 키워드는 ‘플랫폼’이다. 최근 연이어 이뤄진 기술수출 뒤에는 신규 타겟을 발굴하고 약물 반감기를 늘리는 플랫폼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향후 플랫폼 자체 기술수출까지 이어진다면 제2의 알테오젠(196170),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신약 후보물질과 달리 플랫폼 기술은 판권을 독점적으로 한 곳에만 팔지 않고 여러 업체에 파는 비독점 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놈앤컴퍼니(314130), 에이프릴바이오(397030),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모두 파이프라인 초기 개발 단계에서 계약을 달성했다. 타깃 발굴 등 국내 바이오 벤처의 플랫폼 역량이 입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놈앤컴퍼니는 3일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에 신규 타깃 ADC 항체 ‘GENA-111’을 586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GENA-111은 신약개발 플랫폼 ‘지노클’을 통해 발굴한 신규타깃 ‘CD239’를 표적으로 하는 ADC용 항체다. 이번 계약은 지노클을 활용해 해외에 기술수출을 한 첫 사례다. 홍유석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에는 HER2, TROP2 등 검증된 타깃보다 신규 타깃에 대한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노클을 통해 신규 타깃을 발굴하는 건 자신 있다”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유전체 분석 기반 플랫폼인 지노클을 보유했다는 것은 곧 신규타겟 발굴의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수출 규모가 가장 큰 계약은 HK이노엔,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공동 개발한 이중항체 신약 ‘IMB-101’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17일 미국 네비게이터 메디신과 이중항체 기반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 ‘IMB-101’을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IMB-101은 와이바이오로직스의 항체 디스커버리 플랫폼인 ‘와이맥스 에이블’을 활용해 발굴한 물질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항체 디스커버리 플랫폼의 우수성을 증명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항체 신약 개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일 미국 신약 개발 기업 에보뮨에 자가 염증 질환 치료 후보물질 ‘APB-R3’을 6550억 원에 기술 수출했다. 기술수출만으로 상장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기술 수출은 2021년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D40L’을 기술수출 한 이후 두 번째다. 두 번의 기술수출의 중심에는 약물 지속형 플랫폼 ‘SAFA’가 있다. SAFA는 약효 단백질의 혈청 내 반감기를 늘리는 에이프릴바이오의 원천 기술이다. 반감기가 늘어나면 약물 투약 간격도 늘어난다. 장기간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만성질환 치료제뿐만 아니라 비만치료제, ADC, 항암제 등으로 확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플랫폼을 활용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인력 충원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