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발생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최근 재조명되면서 전 국민적인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밀양시가 사과문을 발표한다.
25일 밀양시 등에 따르면 안병구 밀양시장은 이날 시민, 지역사회를 대표해 피해자와 국민에 사과하고, 성범죄 근절과 인권 친화적 도시 조성을 약속할 예정이다.
지자체장이 자신의 임기가 아닌 수십 년 전에 발생한 과거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불러내 1년간 지속해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달 초부터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가해자들 신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이 다시 세간을 주목을 받았다.
밀양시청 홈페이지에는 "집단 강간의 도시 성폭행의 도시", "아직도 밀양시 입장 발표 없나요", "밀양 성폭행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 "밀양은 성폭행범을 두둔하는 도시인가" 등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밀양에 대한 혐오 분위기가 퍼지고 "이번 여름휴가 밀양으로 가려다가 취소", "밀양시의 반성과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밀양 안 가고 밀양 특산물도 안 산다" 등 구체적인 행동 방식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한편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 가운데 9명은 지난 23일 밀양경찰서를 찾아 '허위 사실 작성자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이 게시되고, 신상 공개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진정인 조사와 각종 커뮤니티 및 유튜브 게시글과 영상을 확인하는 등 입건 전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고소·진정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23일까지 해당 사건과 관련한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고등학생 44명 중 10명은 기소됐으며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를 받은 학생은 14명이었다.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여기에 당시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피해자에게 폭언하고, 가해자 부모들이 피해자를 협박했다는 사실이 최근 재조명되면서 파문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