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가 대방공원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던 계획이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힌 가운데 구의회 본회의에서도 이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이지희 동작구의원은 24일 열린 본회의 구정질문에서 “주민들은 파크골프장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주민들이 이용하는 대방공원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구의 대방공원 파크골프장 조성 추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조성 예정 부지 선정의 부적절성, 추진 과정에서 주민과의 소통 부족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 의원은 “서울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상당수는 주변에 거주시설이 없는 하천부지에 있지만 대방공원에는 대단지 아파트 및 주택가, 초중고교가 있다”며 “(구장이 들어서면) 주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고 소음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방공원 잔디광장 아래가 시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수돗물을 저장한 배수지라는 점도 재차 언급됐다. 서울시 남부수도사업소는 이달 초 동작구에 공문을 보내 공사에 따른 안전 문제, 제초제 사용 가능성 등을 들어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8일 개최하려던 주민공청회가 하루 전 갑작스럽게 취소된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참여를 준비했던 주민들에게 구청이 일방적으로 공청회를 취소한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공고에 작성된 ‘부득이한 사정’은 도대체 어떤 사정이냐”고 비판했다.
박일하 구청장은 답변을 통해 이 의원이 지적한 내용들을 적극 해명했다. 박 구청장은 “동작을 지역에는 반포천에 9홀 규모 구장을 조성 중이지만 동작갑 지역은 (반포천과) 멀다”며 “대방공원 풀밭에서 사람 이용이 거의 없는 낮 시간에 파크골프도 할 수 있도록 계획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계획을 주민들에게 알리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게 박 구청장의 생각이다. 그는 “공원 특성을 감안해 아침저녁, 주말, 인근 학교 시험, 각종 행사 기간 등을 제외하고 사람 없는 시간에 한해 파크골프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주민들께 수차례 말씀드렸고 구청장실에서 면담 등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주민공청회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는 반대 주민들의 과도한 요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파크골프장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비대위는 ‘파크골프 사업을 하겠다는 설계안도 설명하지 마라’, ‘구청의 입장을 발표할 구청 관계자를 발표자에서 제외하라’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지속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필요하고 중요한 정책이라도 공청회 등 절차를 진행해 주민갈등만 조장된다면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청회 취소와 함께 대방공원 파크골프장 추진 역시 무기한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구청장은 ‘무기한 보류’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구장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계획 완전 철회가 아닌 이상 추후 재추진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는 분위기다. 박 구청장은 “앞으로도 대방동 주민들과 시설 조정에 관해서는 더욱 긴밀히 소통 후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국민들의 생활 건강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 관해서는 민주당 의원들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