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기업 노보노디스크가 비만 치료제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한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설비 확장에 41억 달러(약 5조 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24일(현지시간)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 인근에 자리한 위고비 생산 공장의 설비를 2배 확대하기로 했다. 약 130만㎟ 부지에 41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가동 시점은 2027년~2029년 사이이다. FT는 이 새로운 제조 공장이 이미 이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2500명의 직원 외에 1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노보노디스크의 이번 투자가 2030년 1300억 달러(약 180조원) 규모로 성장하리라 기대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가 출시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라이벌인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는 최근 수 개월 간 공급 부족에 시달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이 인기 의약품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중이다. 실제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투자를 비롯해 올해 자체 생산 능력을 높이는 데만 총 68억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에도 이 치료제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덴마크에 새로운 제조 시설을 짓는데 6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일라이릴리 역시 지난달 비만 치료제의 성분인 티르제파타이트를 추가 생산하기 위해 53억 달러를 들여 미국 인디애나주에 제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라이릴리는 2020년부터 미국과 유럽의 5개 지역에 걸쳐 180억 달러를 투자해 제조시설을 확충 중이다.
노보노디스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라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은 이번 투자에 대해 “삶을 변화시키는 의약품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 증가를 충족하고자 생산 규모를 확대하려는 노력”이라며 “노스캐롤라이나의 공장은 다른 만성질환 치료제의 생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이미 이 치료제로 4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24일 기준 시가총액 6360억 달러를 기록해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됐다. 일라이릴리 이날 기준 시가총액이 8459억 달러로 미국 8위 상장사이자 최대 규모의 제약 회사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