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멈춰선 안돼” 세브란스병원장들, 집단휴진 앞두고 한목소리

연세의료원 산하 병원장, 25일 임직원 대상 메일 보내
서울대병원 이어 빅5 병원 '집단휴진' 동력 약해질듯

연세의료원 소속 병원장들이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연세의료원 소속 병원장들이 교수들을 향해 "환자를 위한 진료를 중단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과 최진섭 연세암병원장,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은 25일 임직원 대상의 메일을 보내 "지난 139년 간 연속된 진료는 앞으로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의정갈등의 초유의 사태 속에서 본연의 자리에서 오롯이 환자 진료의 모든 부담을 감내하고 계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는 의학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인 동시에 사람을 살리는 의사"라고 했다. 또 "세브란스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중증, 급성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이며 그들에 대한 진료와 치료는 어떤 이유에서도 미룰 수 없는 사명"이라며 "집단 휴진이라는 방법은 우리의 가치에 반하고 해서는 안 될 선택임을 혜량해 달라"고 적었다.


'빅5' 병원 중 가장 먼저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던 서울대병원이 일주일만에 휴진을 중단하고 이번 주부터 정상 진료를 재개한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등 연세의료원 산하 수련병원 3곳의 행보에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자 집단 휴진 동참을 막기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이다. 앞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휴진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수위를 낮춰 '휴진 불허' 메시지를 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들은 "병원장들이 내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진료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해 의료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환자를 위한 진료가 중단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병원장으로서 전공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원래 일정으로 수련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날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무기한 휴진 시작을 당분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비대위엔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수련병원 교수들이 소속돼 있다. 오는 27일부터로 예고됐던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무기한 휴진도 사실상 불발된 터라 의료계 집단 휴진의 동력이 약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음달 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을 예고했던 서울아산병원 등 울산의대 교수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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