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차기 사무총장에 마르크 뤼터(57) 네덜란드 총리가 공식 지명됐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뤼터 총리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사무총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10월 공식 취임한다.
그는 2010년부터 중도우파 성향의 네덜란드 연정을 이끈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다. 코로나19 대유행, 경제 위기 등 각종 난국에도 무난하게 국정 운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미스터 노멀'(Mr. Normal)이라는 별칭을 얻었으나 지난해 난민 정책 등을 놓고 연정이 붕괴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뒤 나토 수장직에 출사표를 냈다.
뤼터 총리의 나토 사무총장 지명은 나토 32개국 대사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미 대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취임하는 뤼터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미국과 유럽 간 '안보 무임승차' 갈등에 대응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떠안게 됐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서방 자유 진영의 단일 대오를 유지해야 하는 것도 그의 임무다. 그는 러시아에 강경 대응을 고수해 와 '푸틴 저격수'로 불린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우방을 자처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마르크는 진정한 대서양 동맹 주의자, 강력한 지도자이자 합의 도출자(consensus-builder)"라며 "나는 안심하고 나토를 떠날 수 있다"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