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물류 창고 등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해외 투자가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 시간)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인용해 중국 동·북부 물류 창고의 평균 공실률이 2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2021년부터 중국 전자상거래 성장세가 급속도로 둔화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주요 도시 20곳 가운데 1분기 물류 임대료가 지난해 4분기 대비 하락한 곳 역시 베이징(-4.2%)·선전(-3.9%) 등 13곳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물류 창고 건설이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 문제는 당분간 심화할 전망이다. 2026년 말까지 중국 전역에 신규 공급되는 물류 센터 규모는 3300만㎡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전자상거래와 제조, 식품 저장 분야의 장기적인 호황을 기대하며 건설된 물류 센터들은 임차인을 잃고 있다”며 “창고 소유주들은 임대료를 인하하고 임대 기간을 단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대열에 합류했던 해외 기관들의 손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MSCI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글로벌 투자가들이 창고와 오피스 타워 등 중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1000억 달러(약 139조 원)를 넘어선다. 여기에는 블랙스톤, 프루덴셜파이낸셜의 부동산투자회사 PGIM,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대거 포함된다. 이들 중 일부 기관은 임대료가 더 떨어지기 전에 손해를 안고서라도 창고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내수 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물류 창고들의 활용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미중 갈등은 이같은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제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중국 본토에 물류 보관 시설을 확보하려는 움직임 역시 줄어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상황은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다른 물류 시장과 상반된다”며 “미국은 역사적 평균을 밑도는 공실률 수준을 보이며 한국과 일본, 호주의 물류 시장 역시 임대료 상승세를 누리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