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현재 롯데지주 비상임이사인 신 전무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도 중요 직책을 맡으면서 그룹 내에서 점차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2014년 신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 복귀를 노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올해도 경영 복귀에 실패했다.
26일 롯데홀딩스는 도쿄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2020년에 롯데홀딩스 부장으로 입사한 신 전무는 입사 4년 만에 사내이사가 됐다. 신 전무가 사업 계열사가 아닌 지주사 이사진에 합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홀딩스 관계자는 “신 이사는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재직 중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롯데에 입사했다”며 “롯데파이낸셜 대표로서 금융시장은 물론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하며 역량을 발휘해 이사 후보로 추천됐고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됐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각 계열사로 이어져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의 연결 고리인 호텔롯데 지분을 19.07% 보유한 핵심 회사다. 신 회장은 일본의 광윤사와 롯데홀딩스에 모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28.14%의 지분율을 확보한 광윤사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50.28%의 지분을 보유한 신 전 부회장이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1.77%를 보유한 주주이기도 하다.
신 전무가 지주사 내 영향력을 키우면서 3세 승계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전무는 2022년 일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대표에 선임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를 맡았다. 또 미래성장실장(전무)을 맡으면서 롯데 계열사 전반의 신사업을 발굴·총괄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롯데지주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신 전무는 1986년 3월생으로 올해 만 38세가 됐다. 현재 일본 국적인데 재계에서는 올해 신 전무가 한국 국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경영 복귀에 또 실패했다. 이날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의 주주 제안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신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 △신 회장의 사내이사 해임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