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105560)지주가 올 1분기 빼앗겼던 ‘리딩 금융(순이익 규모 최대 금융지주사)’ 자리를 2분기에 다시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최대 리스크로 꼽혔던 국민은행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관련 충당금 인식을 모두 마친 데다 홍콩H지수 반등으로 수백억 원 규모 환입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26일 금융 정보 분석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 2분기 지배지분 기준 순이익은 4조 517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직전 분기 순이익인 4조 2252억 원 대비 6.9% 성장한 규모다.
지주별로는 KB금융(1조 4488억 원), 신한금융(1조 2970억 원), 하나금융(9654억 원), 우리금융(8064억 원) 순으로 순이익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이 홍콩H지수 ELS 충당금 타격을 입은 KB금융을 제치고 리딩 금융에 올랐지만 시장에서는 1분기 만에 다시 KB금융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KB금융은 올 2분기에 직전 분기 순이익(1조 491억 원)과 비교해 38%가 넘는 실적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민은행은 올 1분기 홍콩H지수 ELS 배상을 위해 은행권 최대 규모인 8420억 원을 충당금으로 인식하면서 분기 실적 1조 원을 간신히 넘겼다. 아울러 3월 말 홍콩H지수를 기준으로 쌓은 대규모 충당금 가운데 일부가 2분기에 환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KB금융의 리딩 금융 탈환 시도에 힘을 싣고 있다. 홍콩H지수는 3월 28일 기준 5810.70에서 이달 25일 종가 기준 6464.49 수준으로 세 달간 11.3%가량 뛴 상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가 연초 대비 상승하면서 은행별로 2분기 결산에서 환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의 환입액은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ELS 충당금 환입 규모가 크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 규모가 경쟁사들 대비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KB금융의 실적이 2분기에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는 대출 규제와 부동산 PF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이 차주별 대출 총량 규제를 확대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을 7월에서 9월로 미룬 점은 은행 수익 측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 대출 문턱을 높이기에 앞서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가 8~9월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PF 관련 추가 충당금은 악재다. 금융 당국과 은행·보험 업계는 이달 13일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신디케이트론을 출범하고 우선 1조 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후 필요시 최대 5조 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은행과 보험사의 출자 비율은 8대2로 각 은행은 최소 1600억 원에서 최대 8000억 원을 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