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29일 전국에 많은 장맛비가 내려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수도권도 이날 오후 7시를 기점으로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에는 오전부터 산지 등에 호우 경보가 발효됐다가 오후 들어 호우주의보로 바뀌었다. 오후 7시 현재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며 호우 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우산으로 비를 다 막기 어려울 정도이며, 계곡이나 하천 물이 불어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날 제주에는 시간당 강수량은 서귀포 55.5㎜·성산 81㎜로, 각각 6월 월별 시간당 강수량 역대 1위와 2위를 기록할 정도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특히 한라산의 지점별 강수량은 진달래밭 241.5㎜, 삼각봉 222.5㎜, 남벽 191.5㎜, 윗세오름 177.5㎜, 영실 180.5㎜ 등이었다. 이날 한라산 7개 탐방로는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제주도 산지 등 전역에는 바람이 최대 순간풍속(초속) 삼각봉 28.3m, 어리목 23.3m로 강하게 부는 등 강풍주의보도 내려졌다.
이날 강한 바람과 폭우로 서귀포시 주택과 가게, 지하주차장, 도로 등에서는 32건의 침수 피해 신고와 2건의 가로수 쓰러짐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서귀포시에는 도로 침수로 차량 5대 고립됐고 하수구에서 물이 역류하기도 했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김해공항·광주공항 등 다른 지역 공항의 기상 악화로 출발 17편, 도착 13편 등 30편이 결항하고 70편 넘게 지연 운항했다.
광주와 전남에서도 시간당 최대 45㎜ 비가 내리면서 침수가 신고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영암 학산 112.5㎜, 진도 101㎜, 광양 98.4㎜, 순천 95㎜, 보성 88.6㎜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진도 45.3㎜, 순천 39㎜, 보성 35.1㎜, 광양 34.4㎜, 광주 14㎜를 기록했다.
광주와 전남소방본부에는 이날 오후 8시까지 도로 침수와 나무 쓰러짐, 간판 쓰러짐 등과 관련된 신고가 각각 5건, 24건씩 접수됐다. 광주와 전남 21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광주 지역은 30일 오전까지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내리다 오후쯤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수원 등 경기 11곳에도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해당 지역은 수원·용인·화성·안산·평택·광주·오산·이천·안성·양평·여주이다. 기상청은 수도권 지역의 비가 차츰 더 강해지기 시작해 내일 새벽까지, 강원도와 경북은 내일 오전까지 비가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내륙과 영남에도 최고 100mm 안팎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오후 8시를 기해 부산에도 호우경보가 추가 발효됐다. 부산 해운대에는 시간당 40mm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지고 있다.
비는 내일 낮부터 차츰 잦아들기 시작해, 내일 밤이면 대부분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다음 주도 장마는 이어질 예정이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전국이 본격적으로 정체전선 영향권에 들어가 강한 비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와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TV·라디오·모바일 앱·인터넷 등을 통해 실시간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산지 계곡, 하천변, 저지대 등 위험지역 방문을 자제하여 개인 안전에 유의해 주시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