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합헌’ 의견 고중석 前 헌법재판관 별세

“영화 사전 심의는 사전 검열” 위헌 결정에도 참여


고중석(사진)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전남 담양 출신으로 광주고를 졸업한 고 전 재판관은 1959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2년 고등고시 사법과(14회)에 합격해 1966년부터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전주지법·서울가정법원·서울민사지법·광주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1991년 전주지법원장에 오른 뒤 대전지법원장과 광주고법원장을 역임했다. 1994∼2000년 헌법재판관으로 일한 뒤에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1996년 사형제도를 규정한 형법 41조와 250조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에서 “사형은 인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심과 범죄에 대한 응보 욕구가 맞물려 고안된 ‘필요악’으로서 불가피하게 선택된 것”이라며 다른 재판관 6명과 함께 합헌 취지의 다수 의견을 냈다.


고인은 또 영화 상영 전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규정한 영화법 조항에 대해 “언론·출판에 대한 사전 검열을 금지한 헌법에 위배된다”며 한 전원일치 위헌 결정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0년에는 공무원연금을 압류할 수 없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조항은 정당하다며 합헌 결정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3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7월 2일 오전 9시 30분이며 장지는 남양주 천주교 소화묘원이다. 유족은 부인과 1남 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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