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원전 중심축으로 맞춤형 新안보전략 필요” [안보 대변혁, 격랑의 한반도]

방산수출로 운용 데이터 확보
원전도 유사시 핵무장에 활용
英·佛처럼 억지력 제고 노력을

북러 밀착 속에 신냉전 국면이 가속화하자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이 국내외에서 연일 제기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핵을 포함한 한국형 안보 전략 수립이 우선”이라며 핵전력을 운용 중인 세계 각국의 안보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 경쟁력이 높은 방위산업과 원자력발전소 건설·운용 역량을 새 안보 전략에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30일 “달라진 안보 환경에 맞춰 핵을 포함해 우리만의 안보 전략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미국과 소련이 냉전 당시 핵 공격 시 서로의 절멸을 공언한 ‘상호확증파괴(MAD)’에 대응해 핵 안보 전략으로 ‘모스크바 기준’을 공포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모스크바 하나는 확실히 파괴하는 핵전력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프랑스의 ‘비례 억지 전략’도 같은 발상이다. 샤를 드골 대통령이 채택한 이 전략은 적국이 프랑스에 핵무기를 발사했다는 정보를 접수하면 프랑스의 모든 핵무기를 적국에 남김없이 발사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서방에서 각광받는 K방산과 원전은 한국의 안보 전략 강화에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방산과 원전은 안보에서 핵심 고리”라며 “경쟁력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산 수출은 단순히 해외에 장비와 기술을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무기의 실제 운용 과정을 확인하며 데이터를 축적해 첨단 무기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아울러 한반도 유사시 국내에서 무기 공급이 어렵더라도 수출국 공장에서 무기를 확보할 수도 있다. 송태은 외교안보연구소 조교수는 “무기 수입국과의 군사훈련도 함께 추진해 군사적 연대 의식을 강화하는 방안이 군사 외교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전 운용과 수출 역시 마찬가지다. 중수로형인 월성 원전은 삼중수소와 플루토늄이 나오는 만큼 유사시 핵무장에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의 핵군축 전문가 찰스 퍼거슨 미 과학자연맹 회장이 발표한 ‘퍼거슨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수출한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무기급 플루토늄 26톤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핵무기 433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정 위원은 “실제 핵무장 여부와는 별개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핵 재처리 시설과 농축 시설을 어디에 설치할지 같은 체크리스트 등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