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역사상 처음으로 국무위원과 법관을 탄핵했습니다. 이들이 대통령 탄핵 시도를 또 안 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국회의 권력을 무도하게 쓰는 야당을 막아내려면 국회 내에 있는 당 대표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권 주자 빅3 중 유일한 현역 의원인 나 후보는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추진 중인 거대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도 발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 여당에 필요한 것은 ‘원내 당 대표’라고 강조했다. 실제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 동의 청원은 이날 정오까지 약 70만 명이 참여, 강성 친명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나 후보는 “거대 다수당의 폭력과 싸워본 사람이 (탄핵을) 막을 수 있다. 2019년 원내대표를 하면서 거대 다수당인 민주당 등 여권 세력과 싸웠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이끌어내는 승리를 했다”며 “보수가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오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나 후보는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한 후보가 윤 대통령과 정치 상식에 어긋나는 충돌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은 한 후보가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하면서 '채상병 특검법'을 꼬집는데 저는 그보다 총선에서 대통령과의 충돌이 생긴데 대한 이야기인 것으로 본다” 면서 “공천 과정의 충돌은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었다. 그건 정치의 상식에 맞지 않는 충돌이었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가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채 상병 특검을 받는다니까 (야당이) 지금 한동훈 특검을 7월에 통과시킨다고 한다"며 “채 상병 특검을 받는다는 순간 (야당이) 또 다른 특검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한 제 예측이 맞지 않았나. (한동훈의) 순진한 발상이라는 것이 한동훈 특검을 처리하겠다는 야당 입장만 봐도 입증되지 않느냐”고 했다.
나 후보는 지난해 전대 불출마 사태에도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는 ‘탄탄하다’며 “대통령과의 신뢰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대통령이 한 번 배신당한 사람한테 그 신뢰를 주겠느냐”며 한 후보를 거듭 직격했다. 그는 이번 전대에서 뽑힐 당 대표에 대해 ‘조연론’을 제시하며 대선 열차 플랫폼의 공정한 운영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나 후보는 “재집권의 필요충분조건은 ‘윤 정부의 성공’이다. 대통령을 성공시켜야지, 당 대표가 대통령보다 먼저 나서면 결코 재집권하지 못한다”며 “다양한 대선 후보가 다양한 방법으로 공정하게 뛸 수 있도록 당은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하고 당 대표는 플랫폼이 잘 운영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북러 간 초밀착에 전대에서 ‘핵무장론’을 공약한 나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귀환을 우려하며 거듭 핵무장론을 역설했다. 그는 “(TV 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측 안보 대응을 보면 오히려 미국에서 우리의 핵 무장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재집권 시 국방장관으로 유력한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은 최근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와 미 국방 예산 감축 등을 시사했다. 나 후보는 이어 “군사동맹 수준인 북러 조약을 보고 미국 전문가들과 안보 관련 전직 관료들이 일제히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