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해저 지명들이 이제 우리말로 전 세계에 알려진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37차 해저지명소위원회(37th Meeting of SCUFN)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37차 해저지명소위원회에서는 약 100건의 해저 지명을 심의·의결했다. 결정된 해저지명은 해저지명집에 등재해 전 세계 해도와 지도에 널리 활용하도록 권고한다.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광활한 해저에는 수많은 해저 봉우리, 계곡, 평원 등이 존재한다. 과거에는 이름 없이 지나쳐졌던 이곳들이 지질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이제 우리말 지명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2007년 안용복 해산을 시작으로 울릉대지, 제주해저계곡과 같은 우리말 해저지명 국제 등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동해 20개, 황해 6개, 제주 1개, 태평양 20개, 남극해 14개 등 해역별로 총 61개의 우리말 해저지명이 등재됐다.
지질자원연의 한현철 박사는 지난 2006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국제 해저지명소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2018년에 위원장으로 당선돼 해저 지명 분야의 우리말 지명 등재 및 국제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2022년에는 지질자원연 이현석 박사가 위원으로 선출됐고, 21차 회의에 이어 이번 37차 회의를 국내에서 개최하는 등 KIGAM은 우리말 해저지명의 확산과 보급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지질자원연 이평구 원장은 “우리말 해저 지명의 등재가 활발해진 것은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위상을 알 수 있는 성과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앞으로 국제 해양지질 분야에 있어서 KIGAM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와 국제협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저지명소위원회는 1974년 대양수심도 운영위원회 산하 지명위원회로 최초 설립된 이후 1993년 제10차 회의에서 해저지명소위원회(Sub-Committee on Undersea Feature Names)로 명칭을 변경했다.
주요 임무로는 △국제 해저지명 선정 및 해저지명 표준화 활동 수행, △국제 해저지명집 준비‧유지 및 활용 권고 등이 있고 매년 1회 위원국(신입 위원 국가 우선)을 순회하며 개최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세준 지질자원연 부원장, 국립해양조사원 김재철 원장, 국제해저지명소위원회 Yasuhiko OHARA 위원장 등 19개국 약 60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