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 사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 프랑스 기업이 자국의 유명 문화유산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AR로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전시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시작했다. 노트르담 성당을 방문했던 사람도, 방문한 적이 않는 사람도 모두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전시다. 국내 디지털 역사 전시 산업에도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프랑스 기업 히스토버리(HISTOVERY)와 함께 7월 2일부터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를 증강현실(AR)로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전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증강현실 특별전: 내 손으로 만나는 860년의 역사’를 개최한다. 전시는 9월 1일까지다.
1일 국립유산청은 “그간 다양한 특별전을 통해 국외 왕실문화유산을 소개해 온 국립고궁박물관이, 프랑스 왕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왕실유산이자 세계유산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를 통해 전 세계가 공유하는 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보고자 프랑스의 증강현실 콘텐츠 전문 기업 ‘히스토버리’와 협업으로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대표적인 유럽의 종교 건축물로, 특히 2019년 4월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붕괴되는 등 큰 손상을 입었고 이후 5년 간 프랑스 정부의 노력과 전 세계적인 후원으로 복원 공사를 진행해 올해 12월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1163년 초석이 놓이던 순간부터 2019년 화재 이후 현재 진행 중인 복원 과정까지 860여년에 걸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를 시공간을 넘나들며 증강현실로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히스토버리’가 개발한 ‘히스토패드(HistoPad) 솔루션’이 적용된 태블릿 컴퓨터를 통해 역사 속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순간들을 3차원(3D)으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 1180년 고딕 양식의 성가대석이 세워지는 과정, ▲ 1241년 루이 9세가 들여온 가시면류관, ▲ 1804년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 1859년 웅장한 비올레 르 뒤크의 첨탑이 건설되는 모습, ▲ 2019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일어난 화재 현장과 귀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낸 파리 소방대원들의 모습과 현재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까지도 만나볼 수 있다.
증강현실 체험의 몰입감을 더하기 위해 전시장 곳곳에는 대형 사진 패널과 3차원(3D) 모형, 실물 크기의 키메라 석상 등이 배치되어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바닥을 재현한 카펫과 스테인드글라스를 옮겨 놓은 듯한 창문, 오르간 소리와 종소리, 성당의 상징인 장미창의 모습 등도 연출되어 관람객들로 하여금 실제 현장에 와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문화유산을 디지털유산으로 변화시키고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세계적인 유산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트르담 대성당 증강현실 특별전은 이번 한국 전시에 앞서, 파리를 시작으로 워싱턴, 상하이, 몬트리올, 두바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순회 전시를 통해 약 50만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했으며, 한국에 오기 직전인 2월에는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도 전시가 열린 바 있다. 콘텐츠 개발과 전시 개최는 로레알그룹이 후원하였으며, 국립고궁박물관에서의 전시에는 특별히 삼성전자도 후원사로 참여했다.
한편,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오는 7월 10일 ‘사라진 세계의 문화유산, 복원과 과제’ 국제학술대회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해 숭례문이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일본 오키나와 슈리성 등 외부적 요인으로 큰 피해를 입고 원형을 잃은 문화유산들의 복원과 향후 활용 과제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의 자리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