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영어 1등급 비율 '1.47%'…절대평가 도입 이후 최저

교육부·평가원, 6월 모평 채점 결과 발표
영어 1등급 비중 절대평가 도입 이후 최저
오승걸 원장 "난이도 적절히 조정해 학생 부담감 최소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서 수험생 옆 의자에 국어 시험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4일 치러진 2025학년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의 비중이 1.47%에 불과해 역대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모평 영어과목 응시자(39만 2110명) 가운데 1등급을 받은 응시자는 1.47%(576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8학년도에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된 이후 1등급의 비율이 가장 적었던 지난해 수능(4.71%)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수능 과목에서 1등급을 받으려면 상위 4%에 들어야 한다. 다만 영어의 경우 절대평가가 도입돼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받으면 1등급이 부여된다. 이번 6월 모평은 90점을 넘은 응시자가 2%도 안될 정도로 난도가 높았던 셈이다.


영어 못지않게 국어와 수학 영역도 어려운 편이었다.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킬러문항 배제 원칙이 적용되지 않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136점)보다 12점 높았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52점으로 지난해 6월 모평(151점)보다 1점 높아졌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만점자 표준점수가 높아진다.


교육계는 6월 모평 영어 영역의 난이도를 두고 수험생들의 학업 부담 완화와 사교육 경감이라는 영어 절대평가 전환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평가원이 의대 증원으로 인한 N수생(졸업생 응시자) 증가를 지나치게 의식해 전반적으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입시 업계는 올해 의대 정원 증원, 자율전공 확대 등의 영향으로 N수생이 역대 최다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출제진이 수능 난도를 맞추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킬러 문항이 배제되고 9월 모의평가가 쉽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험생들은) 본수능 때까지 어렵게 공부하는 학습패턴 유지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9월 모평과 올해 11월 14일 예정된 수능에서는 난이도 조정을 통해 수험생들의 부담감을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6월 모의평가 체감 난도가 높아 난도를 좀 낮춰달라는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며 “9월 모의고사와 수능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앞으로 영어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게, 나머지 과목들도 학교 수업만 잘 들으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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