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대표 "신약개발비 60% 절감…韓 협업 늘릴 것"

[제약시장 판 바꾸는 AI] <3> AI신약 플랫폼 선두 '머크'
연구효율성 강화 솔루션 '신시아'
글로벌제약사 톱30 절반이 사용
코로나 이후 한국서 수요 치솟아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 방안 모색

정지영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사이언스앤랩솔루션 대표. 사진제공=머크


“글로벌 톱30 제약사 중 절반 정도가 머크의 역합성 소프트웨어 ‘신시아(SYNTHIA)’를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지영(사진)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사이언스앤랩솔루션 대표는 1일 “한국 제약사들과도 인공지능(AI) 신약개발과 관련해 추가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시아는 신약 후보물질이 어떤 경로로 합성됐는지 신속하게 분석해 시간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줄여주는 AI기반 소프트웨어다.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최대 60% 절감하는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개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매년 기능이 향상되고 있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사이언스앤랩솔루션은 머크에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든 산업의 연구개발(R&D)에 사용되는 제품군,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연구기관, 대학, 제약·바이오사 등에 제공하고 있다. AI 신약개발 솔루션 제공도 누구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신시아뿐만 아니라 질병을 파악한 다음 어떤 물질을 신약으로 만들지 디자인하는 AI기반 솔루션인 ‘에디슨(AIDDISON)’도 제공하고 있다.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높은 정확도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디지털 라이브러리 작업도 업계 최초로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AI는 전통적으로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후보 물질 발굴 단계와 임상 연구 단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살아있는 데이터에 IT기술을 접목하려는 AI 신약개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과도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대웅제약과는 저분자 라이브러리 합성을 지원하는 AMS, 유전자 암호화 라이브러리인 DEL로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협력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자체 AI기반 플랫폼을 개발하는 과정을 가속화시킬 수 있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JW중외제약에도 신시아를 통한 신약개발 합성 및 제조를 지원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한국에서 AI 신약개발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 이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R&D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제약사 및 IT 기반 바이오벤처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AI 신약개발의 한계도 있다. 양질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와 AI가 도출한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확보되느냐가 관건이다. 머크는 내부에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결과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정 대표는 “머크 헬스케어 비즈니스에는 이미 검증된 데이터를 통해 약 600억 개 되는 화합물이 데이터베이스화돼 있다”며 “얼마나 많은 사용자와 장기간 협업하는지에 따라 적합한 솔루션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 대표는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지만 민관이 R&D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AI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R&D의 근간이 되는 기초과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고객과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머크의 중장기 목표는 한국의 과학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최근 대전에 바이오 원부자재 생산시설을 짓기 위해 4300억 원을 투자했다. 국내 연구자를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뉴랩 스타트업 프로그램(NLSP)도 활성화시켰다.




정지영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사이언스랩솔루션 대표. 사진제공=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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