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예정된 영국 조기 총선에서 보수당이 ‘역대급’ 참패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총선 이후 영국의 EU 재가입 논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영국 내에서 4년 전 ‘브렉시트’ 결정을 후회한다는 여론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EU 입장에선 관련 논의는 우선 순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일(현지 시간) 관련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총선에서 노동당이 집권하더라도 EU는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서둘러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최측근 인사는 “영국에 대해 좋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쁜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라면서 “영국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노동당에 기대할 수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유럽 수도에서는 브렉시트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영국의 EU 재가입 논의를 위해서는 적절한 희생과 대가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는 언급도 있다. 한 소식통은 “우리가 영국에 선물을 주라는 요청을 받으면 그 대가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가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그것이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은 2016년 6월 실시한 ‘브렉시트’ 투표에서 전체의 52%가 찬성해 2020년 1월 31일 EU와 공식 결별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보는 여론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이번 총선 승리가 예상되는 노동당의 경우 EU 복귀를 언급하진 않지만 무역, 국방, 안보, 교육 등과 사안과 관련해 관계 회복에는 나서고 싶다는 생각이다.
다만 프랑스 총선 결과가 영국의 EU 복귀 논의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극우 세력의 경우 EU와의 관계 변화를 희망하는데 이 같은 정치 지형은 영국 노동당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극우 세력인 국민연합(RN)은 현 정부의 친유럽연합(EU)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프랑스 주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