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판 열렸다…젊은 춤꾼 '꿈의 몸짓'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 13일 개막
170명 안무가 배출 신예 등용문
현대무용·한국무용 등 8편 선봬
여성 신체·성장기 등 소재 다뤄
서울아르코예술극장서 25일까지

2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2024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손정현 안무가의 ‘음어아’가 시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무용 축제인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이 13~25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다. 미래 무용계를 이끌어 나갈 신예 안무가를 대거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은 춤 전문잡지 댄스포럼이 1998년 창설한 국내 최대 무용 축제로 그동안 ‘범 내려온다’의 김보람 등 170여 명의 안무가를 배출했다. 27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에는 8명의 안무가가 참여해 4편의 한국무용과 4편의 현대무용을 선보인다.


지난 2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는 올해 행사 작품 가운데 조혜정의 ‘어른아이’를 비롯해 6편의 작품이 시연됐다. 강요찬의 ‘강강’과 장경민의 ‘팔자’는 영상으로 작품을 소개했다.


올해 무대에 올려지는 공연은 여성의 신체와 성장기를 소재로 하는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들이 많다. 13∼14일 공연되는 ‘어른아이’는 ‘초경’을 소재로 어른으로 변모하는 소녀의 성장통을 12명의 여성 무용수의 춤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조혜정 안무가는 “자신의 몸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불가항력의 경험을 한 소녀의 마음에 초점을 맞춰 안무를 짰다”고 설명했다.



2일 조혜정 안무가의 ‘어른아이’가 시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2024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무용수들이 유민경 안무가의 '이브'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페스티벌에 소개되는 손정현의 ‘음어아’(Um Uh Ah)는 언어가 퇴화한 미래 신인류에 대한 상상을 다룬다. 대구 지역의 전통춤인 금회북춤의 고깔을 활용해 머리는 비대해졌지만 그 속은 텅 빈 신인류의 아둔함을 표현했다.


17∼18일에는 기계에 대별되는 생명의 본질을 표현한 작품들이 공연된다. 사랑에 반응하는 인간의 몸을 춤으로 표현한 정희은의 ‘연지’와 생존을 위해 먹고 먹히는 생명의 순환을 표현한 권미정의 ‘먹이’가 이틀간 무대에 오른다.


20∼21일 공연하는 유민경의 ‘이브’는 ‘여성 할례’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뤘다. 할례를 받기 전 성감대를 느끼며 즐거워하는 소녀의 모습과 할례를 당한 뒤 방치된 여성의 고통을 순차적으로 표현한다. 밝은 분위기로 시작한 작품은 무겁고 깊이 있는 춤과 음악으로 마무리된다. 민속춤인 강강술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강요찬의 ‘강강’도 같은 날 무대에 오른다.


24∼25일 열리는 폐막공연은 장경민의 ‘팔자’와 이루마의 ‘고립주의자Ⅱ’로 구성된다. 장경민은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무용수의 시간을 작품에 담는다. 지난해 축제에서 최우수안무가로 뽑힌 이루마는 ‘고립주의자’ 두 번째 시리즈를 통해 막막한 미래에 대한 무기력함과 그런데도 살아가는 의지를 춤으로 표현한다.


축제에서 최우수 및 우수 안무자로 선정되면 이듬해 경연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 올해 공연에서 지난해 우수 안무자로 선정된 조혜정이 개막 공연을, 최우수 안무자로 선정된 이루마가 폐막 무대를 꾸민다.



2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2024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조혜정(왼쪽부터), 손정현, 정희은, 권미정, 강요찬, 유민경, 장경민, 이루마 안무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인 대상 부대 행사로 6∼7일과 13∼14일 아르코예술극장 지하 연습실에서 8명의 안무가에게 춤을 배울 수 있는 ‘공연 밀착 움직임 클래스’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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