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올 하반기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해 문턱을 높인다. 금융 당국도 은행권의 가계대출 실태를 관리하기 위해 이달 중 현장 점검에 나선다.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에 최근 석 달간 급증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올 상반기에 벌써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초과했다. 은행들은 올 초 금융 당국에 연간 가계대출 목표 증가율을 2%내외 수준으로 보고했지만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보다 16조 1629억 원(2.33%) 늘어 목표치를 넘어선 것이다.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금융 당국도 경고장을 날렸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은행의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를 열고 이달 중 현장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권은 최근의 일부 과열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지 말고 연초 각 은행이 설정한 경영 목표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이 취급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은 은행들이 먼저 대응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주담대 고정형의 감면금리 폭을 최대 0.2%포인트 축소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에 더해 대출 한도 조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