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출통제를 전담할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이 3일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제법평론회의 ‘전략물자 수출통제 이행 체계 강화 방안’이라는 이름의 정부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포토레지스트(PR) 한국 수출 중지 같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처 조직 개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법평론회는 “한국의 수출통제 대응 조직이 왜소하다”며 “부족한 인력으로 과도한 업무를 수행해 신속하고 원활한 정책 집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출통제 관련 업무는 대외무역법에 근거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고 있다. 무역투자실 산하 무역안보정책관이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2019년 7월 불화수소(에칭가스), 블루오린폴리이미드 등 세 가지 소재에 대한 수출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4월 조직이 신설됐다.
보고서는 향후 단계적으로 무역안보실과 무역안보청을 설립해 수출통제 전담 조직을 지금보다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상무부 내에 수출 집행 부서를 따로 운영하며 무역안보국(BIS)이 무허가 수출에 대한 수사를 수행하고 있다.
수출통제와 관련한 통합 법규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대외무역법 외에 공급망안정화법과 기술유출방지, 첨단기술보호 등 성격이 비슷한 법률이 있다. 보고서는 “효율적인 수출통제제도 운영을 위해서는 관계 법령 제·개정이 용이한 통합법규를 정립해야 한다”고 짚었다. 권 의원은 “전략물자관리원이 올해 8월 출범 17년 만에 무역안보관리원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만큼 무역안보가 중요한 시대”라며 “정부는 이번 보고서의 내용을 유심히 살펴 관련 제도를 보완해 기업들의 수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