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과해" 다툼 중재한 교사, 檢 송치 '논란'…경찰은 "법과 원칙 따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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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다툼을 중재한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넘겨지자 교원단체가 반발했지만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한 결과”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2일 전북경찰청 김인병 여성청소년과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결과 (교사의) 정서적 학대가 인정됐다. 또 교사와 학생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고려해 아동보호 사건으로 송치했다”며 “이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찰 처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정서적 학대의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포괄적으로 봤을 때 학생이 학대감을 느꼈는지 여부가 중요했고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송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월 전북 군산시의 한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 간 욕설이 오가는 다툼이 발생했다. 이에 해당 교사들은 “서로 잘못이 있으니 사과하고 끝내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욕설을 들은 학생은 사과하는 것을 거부했고, 이 학생 학부모는 2명의 교사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해당 교사들을 지난 4월 초 2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그리고 최근 해당 교사 중 1명인 A교사가 학생들에게 “너도 가해자가 될 수 있어”라고 발언한 것을 아동학대로 보고 A교사를 군산지검에 송치했다. 현재 A교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송치 소식이 알려지자 교육계에선 큰 반발이 일었다. 전북교총은 “학생 간 다툼에 대해 사과 지도를 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로 송치한 경찰의 결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또다시 아동학대로 인정된다면 학교가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전북교사노조도 성명문을 통해 “학생 간 다툼 발생 시 화해를 권하는 건 통상적인 교사의 생활지도”라며 “교육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친구 간 다툼에 ‘사과하기’를 가르친 교사에게 아동학대로 기소 의견을 낸다면 학교는 학생에게 필요한 사회성을 가르칠 수 없다”고 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도 ‘아동학대가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전달했으나 경찰의 판단을 바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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