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조기 총선에서 제1야당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14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에 의한 전국 출구조사 결과 키어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하원 650석 중 410석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리시 수낵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131석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출구조사대로 실제 결과가 나오면 스타머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된다. FT는 “입소스의 출구 조사는 전체 결과의 신뢰할 만한 예측 지표”라며 노동당의 과반 확보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61석을 얻어 3당으로 올라서고,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이끄는 극우 영국개혁당은 13석을 확보해 처음 의회에 자력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총선에서 3당이었던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10석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19년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365석으로 과반 승리했고 노동당이 203석으로 패했다. SNP는 48석, 자유민주당은 11석이었다.
스타머 대표는 노동당 역사상 일곱번째 총리가 될 예정이다. FT는 “영국은 14년 동안 보수당 집권하에 있었고, 이 기간 다섯 명의 서로 다른 총리가 있었다”며 “이 시기는 경제 긴축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코로나 19 대유행, 에너지 가격 타격 등으로 특징지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영국이 변화를 원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올해 치러진 주요 선거에서 극우 세력이 득세한 것과 관련해서도 “우파 포퓰리스트들이 진전을 보이는 시기에 영국은 중도 좌파적인 정당으로 돌아섰다”며 “이번 결과는 영국에 중대한 의미가 있고, 전 세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선거 결과가 예측대로 나오면 스타머 대표는 5일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가로 거처를 옮겨 즉시 내각을 구성할 전망이다.